|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최씨 등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48)는 재단의 이사진 선임 배경 등을 설명했다.
이 전 이사는 2015년 10월 초 차씨 소개로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홍탁 플레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과 함께 최씨를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차씨가 최씨를 ‘회장님’이라고만 소개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대한민국은 문화가 발전해야 앞으로 살아날 수 있다. 대한민국 문화 융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다만 이 자리에서 재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차씨가 “재단이 만들어지는데 비상임 이사를 해보겠느냐. 내가 최 회장에게 추천하겠다”고 제의했다고 했다.
이 전 이사는 검찰에서 “최씨가 미르재단 회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최씨가 재단 사업과 운영사항에 대해 회의를 했고, 큰 방향에 대해 제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또 “최씨가 재단 운영 관련 회의를 주재한 적이 있다”며 “회의했던 내용에 대해 청와대에서 나중에 연락이 오는 걸 보고 최씨가 미르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분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 전 이사는 최씨가 미르재단이 추진한 일명 ‘에콜페랑디’ 사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도 증언했다. 이는 프랑스 요리학교와 제휴해 한국에 관련 요리학교를 개설하려던 사업이다.
최씨가 이 사업의 진행 경과를 챙기며 김 사무부총장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회의 과정에서는 정부 부처와 협조가 필요한 게 있으면 상의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이사는 당시 요리학교 개설 공간 문제로 차씨, 김 사무부총장 등과 함께 최경희 당시 이화여대 총장을 학교로 찾아간 일도 소개했다.
또 차씨 등을 통해 최씨가 그 전에 이미 최 총장을 여의도에서 만났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이사는 에콜페랑디 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청와대 회의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모 비서관에게 ‘회의가 많아 귀찮다’는 태도를 보이자 이 비서관이 “V(대통령)가 관심이 많다”고 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