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사무처, 친박 지도부 즉각 사퇴 요구하며 당무 거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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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대표로 경선에 나선 정 의원과 정책위의장 파트너인 이현재(재선·경기 하남) 의원은 ‘중도 성향’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친박의 활동을 한 사람이 아니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친박을 대변하지 않고 중도 화합형 원내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야(對野) 협상력을 강조하며 “정치 9단이라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앉아 있어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봤을 때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강점은 친박의 든든한 지원이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의 화합과 보수 대통합 개헌을 할 수 있는 중도 성향의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친박 해체는 물론 전면적 2선 후퇴를 요청할 것”이라며 사실상 정 의원의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나 의원은 친박 최고위와 정 의원의 ‘중도 성향 후보’ 주장에 대해 “중도 성향 원내대표는 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의원들이 모두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원내 지도부가 탄생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의원들이 함께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김세연(3선·부산 금정) 의원과 함께 “당의 변화를 상징하고 또 변화 속에서 화합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을 위해서는 유승민 의원이 직접 나섰다. 유 의원은 “내일 경선은 12월 9일의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정당을 재건하는 첫 걸음, 보수 혁명을 통해 정치 혁명을 시작하는 첫 걸음”이라며 나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유 의원은 “새누리당의 현 지도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 마땅했다”며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이 후보를 낸다는 사실 자체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지도부의 ‘친박 윤리위 충원’에 반발한 새누리당 사무처가 10여 년만에 당무 거부를 결의한 것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3일 친박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징계 심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친박 인사 8명을 윤리위원으로 추가 임명한 데 강력 반발했다. 특히 이날 이 대표가 윤리위 원상 복구와 지도부 즉각 사퇴 요구를 거부하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무처 당직 거부로 대응하기로 했다. 앞서 사무처는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2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으며, 73.5%가 당무 거부에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