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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게이트’에 흔들리는 재계…연말연초 일정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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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16. 11. 13. 16:42

검찰 기업총수 소환조사 착수
포괄적 뇌물공여vs권력형 수탈 논쟁 불붙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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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재계의 심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순실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불러들였다. 전날 새벽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을 소환 조사한데 이어 두 번째다.

주요 그룹들은 청와대를 등에 업은 ‘비선실세’의 주머니를 채워주는데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의 개인 회사와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 의혹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주요 그룹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와 사업재편 작업을 한창 진행할 시기인데 오너 소환으로 ‘올스톱’됐다”고 토로했다.

◇그룹 오너·최고경영자 줄소환에 멈춘 ‘재계 시계’
재계에선 연말연초가 가장 바쁜 시기다. 다음달 초 정기임원인사와 주요 계열사 조직개편, 새해 전략회의 등도 기다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는 여전히 발표 전날 밀봉된 서한을 각 계열사 인사팀에 내려보낼 정도로 보수적으로 진행된다. 최고결정자가 1명이라도 지적할 경우 모든 판을 다시 짤 정도로 복잡한 작업인데, 오너의 검찰 소환으로 이같은 과정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주요그룹마다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지난해 인사 폭은 7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승진한 임원이 485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새 승진자가 191명 줄어든 것이다. 올해는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은 삼성전자 경영진에 변동을 줄지 검토 중이다. IT&모바일(IM)부문이 하반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입은 7조원가량의 손실이 뼈아팠다.
LG그룹도 지난해와 달리 보수적인 승진 소식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그룹의 사장단 승진폭은 전년 대비 늘어났다. 지난해 LG그룹은 부회장 2명, 사장승진 8명을 배출했다. 이는 전년(3명) 대비 3배 가량에 달하는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구본무 회장이 최소한의 승진을 시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피해자 vs 조력자? 논란 불붙을 듯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에 참석한 정몽구 회장, 이재용 부회장, 구본무 회장 등 7명을 대상으로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처음엔 대관업무를 도맡아온 최고 임원을 소환할 것으로 알고 대기해왔으나 2~3일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오너에 대한 소환 통보에 다들 당혹스러운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수사결과 재계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밝혀지면 포괄적 뇌물 혐의를 받게 된다고 지적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김남근 부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민변 주최 토론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이 대기업들에서 774억원을 거둬들인 부분에 ‘뇌물죄’(수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대로 대통령의 직권남용의 틀에서 본다면 모금을 강요당한 기업들은 ‘피해자’라는 의미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각종 민원 사업을 정책으로 채택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고, 일부 대기업의 경우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 총수 사면 등에서 이익을 얻거나 적어도 불이익을 면할 것을 기대하며 거액을 제공한 정황이 밝혀지면 오너들에게도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형법상 ‘수뢰’ 죄는 공무원이나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 인정된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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