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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치권 안팎에선 개헌이 공론화될 경우 손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제3지대에서 손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순실 블랙홀에 개헌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해공 신익희 정신의 현재적 의미와 계승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런(최순실 국정농단 논란) 사태가 6공화국에 종언을 고하고 7공화국을 만들어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는 6공화국 헌정체제에서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 집중되고 그 권위에 실세가 숨어있다 보니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이 나라의 위중함을 제대로 느끼고서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야권 일각에서 연립내각 구성이 언급되는 데 대해선 “여러 방법이 있다. 거국내각 중립내각도 있을 수 있고, 여야 간 대연정을 생각할 수도 있다”며 “워낙 국가적인 위기상태인 만큼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이 의견을 내고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지금 헌법 상의 위기, 국가 위기에 처해있다. 도무지 생각할 수 없는 국기문란 사태까지 다다랐다”며 “나라가 망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때일수록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자로서 해공 선생의 뜻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없이 기득권에 대항하는 이 나라를 개혁하는 사람들이 하나가 돼서 나라를 구하고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에둘러 제3지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손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조우했지만 어색한 분위기 속에 짧은 대화만 나눴다. 두 사람은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와 함께 탈당한 지 7일 만에 같은 자리에 만났다. 추 대표가 “지난번에 (탈당회견을 하러 국회에) 오셨는데, 왜 (저를 만나지 않고) 그냥 가셨느냐”고 하자 손 전 대표는 별다른 말은 않고 미소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