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S사는 대형 쇼핑몰 유치를 위해 롯데마트와 롯데자산개발 등과 설계변경 등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롯데 측이 정식 계약을 미루는 바람에 자금 압박을 못 이겨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A사에 토지를 매각했다.
이후 롯데 측은 A사와 입점 협상을 벌이다가 건축사업승인을 앞두고 돌연 점포 출점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A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경영상 이유일 뿐”이라며 ‘계약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6일 롯데마트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S사는 지난 2012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내 놓은 한 지방의 토지를 매입, 계약금까지 지불했다. 이후 롯데그룹에서 특수목적회사를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 대형 할인점을 운영하는 롯데마트와 수년간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롯데 측은 마트와 아울렛, 시네마 등을 갖춘 복합시설 개발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설계 지침도 내려보냈다. 하지만 계약서 작성에는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S사 관계자는 “처음에 롯데자산개발과 롯데마트가 워낙 적극적으로 나와서 곧바로 계약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는데 롯데 측이 실제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2014년 상반기까지 S사에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롯데자산개발의 경우 전무까지 결제를 맡아 이제 사장 결제만 남았다고 했고, 롯데마트에서는 당시 왕모 수석의 결제가 났다고 했다”며 “(양사가) 곧 (계약이) 될 것이라고 해 2014년에는 마무리 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롯데 측은 3개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고, S사는 경영상 위기에 내몰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락을 끊었던 롯데는 지난해 초 사업을 다시 추진을 하자며 새롭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S사 관계자는 “롯데의 담당자가 바뀌어서 만났는데 사업을 처음부터 진행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롯데가 우리가 보유한 땅을 헐값에 매입하기 위해 장난을 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가 처음부터 출점 계획이 있었다면 담당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업을 처음부터 진행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사는 롯데 측 담당자가 바뀐 후의 사업추진 또한 지지부진해지자 중도금과 연체이자 등에 부담을 느껴 A사에 토지를 재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롯데마트 측은 사업이 진행이 늦추어진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S사 누구를 만났는가”라고 반문한 뒤 “당시 S사는 중도금과 연체이자를 못 내는 상태가 돼 토지를 매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나라 개발 사업은 계약금만 내고 토지를 매입한 뒤 대형마트가 입점한다고 하면 금융권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받는 형태”라며 “자금 없이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 측의 이러한 행태가 해당 지역에서 롯데마트 이외 다른 대형 할인점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한 독특한 시장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동일한 지역에서 자사 간 경쟁을 하지 않는다. 이 지역에는 이미 이마트가 있어 이마트의 추가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구조조정 중이고, 농협 하나로마트, 코스트코는 도심 외곽지에 직접 토지를 매입해 진출하는 전략을 갖고 있어 이 지역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