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몽골 정부청사에서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정상은 실질적인 경제협력 확대와 북한 핵 문제 대응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두 정상은 14개 경제협력 프로젝트에서 44억9000만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는 경제 분야 16건을 포함해 모두 20건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한국은 15억5000만 달러 규모의 몽골 제5열병합 발전소, 5억 달러 상당의 타반톨고이 발전소 건설 사업 등 모두 27억2000만 달러 규모의 전력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또 한국은 5억 달러로 추정되는 울란바토르~신공항 철도건설 사업과 함께 지역난방, 용수공급 등 8억4000만 달러의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두 나라는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 타운 등 기후변화 대응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한국 측은 전력회사 협력 MOU를 통해 풍력·태양광 등 3억8000만 달러 규모의 몽골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폐광지역 유휴부지에 친환경에너지 타운을 조성하는 MOU도 맺었다.
특히 두 나라 정부는 사막화·황사방지 협력 MOU를 맺고 몽골 고비사막 지역에 조성된 3000㏊ 규모의 조림관리 사업을 함께 진행키로 했다. 울란바토르 인근에 도시 숲도 조성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의료기술협력 MOU도 맺어 한국의 원격의료 기술과 의약품의 몽골 진출 기반을 구축했다. 문화산업협력 MOU를 체결해 한류콘텐츠 진출과 문화유산 공동조사도 추진키로 했다.
몽골이 추진 중인 노후 시외버스 교체계획에 맞춰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버스 170여 대를 제공키로 했다. 몽골 150곳 공립학교에 ICT 통합교실을 구축하는 4500만 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계약도 맺었다.
무엇보다 두 정상은 한·몽골 경제동반자협정(EPA)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 개시에도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EPA는 상품과 서비스 등 교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FTA의 일종이다. 산업과 투자 확대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날 합의를 한·몽골 FTA 추진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몽골이 한국과 EPA를 체결하면 지난달 발효된 일본·몽골 EPA에 이어 두 번째 FTA가 된다. 한국과 몽골은 이번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EPA 공동연구를 하기 위한 세부 연구범위, 기간, 연구진 구성에 대한 협의를 올해 중 마무리하기로 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공동연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두 나라가 EPA 연구를 끝내면 정식으로 EPA 협상을 본격 개시한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이번 EPA 협상을 통해 세계 2위 구리 매장과 세계 4위 석탄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10대 광물자원 부국인 몽골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EPA가 성사되면 한국의 몽골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식품·석유제품을 포함해 전자제품 등이 관세 인하 효과를 크게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과 구리 등 몽골의 천연자원 수입 가격도 한층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EPA가 타결되면 교역·투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한국 기업의 몽골 수출과 투자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그동안 몽골이 제도적 기반 부족으로 투자의 불확실성이 컸는데 그런 불확실성이 없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