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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정부가 이것저것 다 고려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내놨던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지역간 갈등구조를 유발하는 공약을 지양해야 한다”며 톤을 달리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역갈등 때문에 국책사업을 포기한 것”이라며 “공약을 파기했다는 문제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지역에 의원 5명을 배출해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정부의 이번 발표에 실망해 이탈한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큰 갈등과 진통을 유발한 정부의 책임이 매우 크다”며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또 “평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논란을 최소화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더민주 내에서 지도부와 영남지역 의원들 간 다소 다른 반응이 나왔다.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이기 때문에 지도부로서는 정부의 발표를 두고 ‘중간’을 택했다는 기류가 컸다. 반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은 정부와의 전면전까지 운운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부산 진갑이 지역구인 김영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부산에서 신공항을 반드시 이뤄주겠다고 공약하고 60%의 지지를 얻어갔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2번째 ‘먹튀’가 됐다”며 “불신의 거짓말 정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더민주에서 유일하게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 의원은 “대구지역 신문이 1면을 백지로 냈다. 한국 언론사에서 이런 격렬한 표현은 없었을 것”이라며 “지도부는 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지 잘 모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지도부는 국책사업을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하는 가에 관심이 있고, 지역에서는 자기 지역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목적이 더 강할 것”이라며 “(지역의원의 반발에 대해) 지도부가 다 정리해 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