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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투표율이 관건이다. 정치권에선 투표율이 50%를 넘으면 야당이, 이보다 낮으면 여당이 유리하다는 통설이 있다. 투표율이 높을 경우 야권성향의 20~30대 젊은 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야권이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각 당의 공천 갈등으로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이 커졌고 투표참여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는 “새누리당의 극심한 공천갈등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논란 등으로 ‘투표해봐야 소용이 없겠다’며 양당의 고정 지지층이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국회 심판론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투표율이 예상대로 나올 것인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이번 공천 파동으로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30대 이하 층의 투표참여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도 선거 판세에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부분 지역구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야권 성향의 표가 갈리는 형국이다.
일례로 KBS·연합뉴스·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4.4%포인트) 결과, 서울 영등포을에선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38.4%)가 신경민 더민주 후보(28.2%)를 10.2%포인트 앞서고 있다. 하지만 신 후보와 김종국 국민의당 후보(12.9%)의 지지율을 합치면 권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야권연대의 효과는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보수 진영은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으로 갈라졌다. 반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은 연대한 것이 승리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국민의당이 이미 당 차원의 연대를 거부한 데다 소속 후보들이 더민주 후보들보다 인지도 면에서 열세인 만큼 연대를 수락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몇 % 차이로 당락이 갈리고 일여다야 구도에서 야권 분열은 ‘필패’가 불가피한 만큼 막판 후보 단일화나 후보끼리의 개별 단일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여권에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비박계 의원들의 무소속 연대와 그 파급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속했던 정당의 출마자들과 대결을 펼치거나 당의 무공천으로 측면지원을 받는 곳이 생기면서다.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결과 비박연대 변수로 새누리당의 전국 지지율은 39.6%에서 35.2%로 하락했다.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는 무소속 비박 연대의 지지율이 10% 중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측은 “4·13총선에서 비박 무소속연대 후보가 광범위하게 출마해 다여(多與)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야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등에서 새누리당이 크게 고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무소속 벨트의 형성 여부는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키를 쥐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 의원이나 주호영 무소속 의원 등이 연대에 회의적이라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