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사장은 삼성SDI 전지 개발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린다. 회사에서 개발한 2차전지 중 김 부사장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이 글로벌 1위로 올라서는데 김 부사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을 ‘배터리와 결혼한 여자’라 칭하는 이유다.
충남대 화학과를 졸업한 김 부사장은 1983년 대덕연구단지 화학연구소 공채로 입사했다. 전지 소재를 연구하던 김 부사장은 표준연구소 전기화학실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은 1996년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김 부사장을 핵심인력으로 스카웃했다.
김 부사장은 “2차전지를 연구하면서 제가 만든 것들이 실제 제품으로 나오고 판매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당시만 해도 2차 전지는 일본이 주도했다. 삼성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심장이 뛰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원형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설치한지 6개월 만인 1998년 5월 세계 최고 용량의 1650mAh를 개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이 제품의 개발 주역이 김 부사장이었다. 기존의 제품은 1400mAh 수준이었다.
김 부사장은 고객들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세계를 누볐다. 삼성SDI 임원 가운데 항공기 탑승기록이 가장 많을 정도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IMF가 왔지만, 회사 및 그룹에서 흔들리지 않고 2차전지를 신수종사업으로 밀어줬기에 오늘날 세계 1등이 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제 배터리를 넘어 소재 일류화를 꿈꾼다.
김 부사장은 후배들에게 주도권, 즉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그는 “업무의 옳고 그른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남이 시키기 전에 스스로 실행해야 한다”며 “자기가 필요하다고 판단, 제안해서 하는 업무는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나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재가 없도록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삼성SDI 부사장 프로필
△57세 △대전여고, 충남대 화학(석사) △삼성SDI 소형전지사업부 개발실장 △삼성SDI 자동차전지사업부 개발팀장 △삼성SDI 중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