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K-팝 현장] 더 이상 불모지 아니다, 한류 시작됐다

K-팝팬 100만명 추산...콘테스트 현장 열광

24일 오후(현지시간) 푸 랄탄하울라(Pu Lalthanhawla) 인도 미조람주 주총리 부부와 딸(오른쪽), 가수 정혜민(가운데), 김금평 인도한국문화원 원장(왼쪽)이 공관에서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인도 미조람(Mizoram)주 주도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년 인도 K-팝 콘테스트’ 동북지역 예선에는 3000여명의 한류팬이 모였다./사진=하만주 인도 뉴델리 특파원

인도에서도 한류가 시작됐다. 인구 12억500만의 인도는 지금까지 한류의 불모지로 여겨져 왔다. 지난 4월 아이돌 가수들이 리포터 역할을 하면서 한류의 가능성을 점검한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은 ‘인도에서 한류가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2015년 인도 K-팝 콘테스트’ 현장은 인도에서도 한류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미조람(Mizoram)주 주도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동북부 지역예선에 3000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이들은 공연시작 수시간 전에 공연장에 도착했고,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1000여명은 프로젝트 화면으로 공연을 지켜봐야 했다.

24일 오후(현지시간) ‘2015년 인도 K-팝 콘테스트’ 동북부 지역예선 경연장인 미조람(Mizoram)주 주도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 입장하지 못한 한류팬들이 바깥에서 공연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하만주 인도 뉴델리 특파원

축하공연을 한 가수 정혜민은 “인도에도 한류팬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며 “특히 팬들의 반응이 열광적이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한류는 미조람주 대중문화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었다. TV 방송국은 한국 드라마를 미조어로 더빙해 매일 방송하고 있었고, 오래전부터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인터넷이나 CD 등은 통해 한류 스타들의 음악을 접하고, 이들의 춤과 노래를 즐기면서 한국식 패션과 화장을 하고 있었다. 드라마가 저변을 확대하고, K-팝이 이를 폭발시키는 한류의 전형적인 확산 패턴이 이곳에서도 현실화된 것이다.

푸 랄탄하울라(Pu Lalthanhawla) 미조람주 총리는 이날 낮 12시 김금평 인도한국문화원장· 가수 정혜민·한류 콘텐츠사 ‘위니케이’ 노성욱 대표 등 한국 일행을 공관으로 초청, 1시간 넘게 면담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랄탄하울라 주총리는 “가족들도 한국 노래와 드라마를 즐겨본다”며 “이번을 계기로 한국과 미조람의 관계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랄탄하울라 주총리가 지난 5월 이준규 주인도한국대사를 초청해 한·미조람 간 관계 발전을 제안하면서 성사됐고, 미조람주와 인도한국문화원이 공동주관했다.

김금평 인도한국문화원장은 “인도 내 한류팬을 위해 개설한 페이스북 홈페이를 인도 내에서 60만명(동일 IP주소 제외)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의 오프라인 모임도 활성화 단계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인도에서 한류는 불가능하다’는 말은 사라졌다”고 했다. TV·유튜브 등 한류를 접하는 플랫폼이 다양한 것 등을 감안하면 인도 내 한류팬은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엔소닉이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주·동남부 첸나이시·동북부 아쌈주 3개 명문대학에서 연 콘서트는 인도팬들의 열광 속에 성공적으로 진행돼 한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발리우드의 도시’ 뭄바이의 한 연예기획사가 관심을 표명하면서 올 하반기에 뭄바이에서 한류 관련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 SM엔터테인먼트도 인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