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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1비서가 현지시찰을 하면서 질책성 발언을 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시찰 내내 맹렬한 질타만 늘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공장 책임 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대동강 자라공장을 현지지도하시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이 공장에서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실태를 요해하기(살펴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씀하시었다”고 전했다.
김 제1비서는 공장 여러 곳을 둘러보며 생산과 관리 실태를 살핀 뒤 “우리 인민들에게 약재로만 쓰이던 자라를 먹일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하시던 장군님(김정일)의 눈물겨운 사연이 깃들어 있는 공장이 어떻게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당에서 민물왕새우를 기르라고 종자를 보냈으나 공장에서는 2년이 지나도록 양식장을 완공하지 못했다며 “공장 일꾼들의 무능과 굳어진 사고방식, 무책임한 일 뽄새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문제, 물 문제, 설비문제가 걸려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넋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제1비서는 공장에 으레 설치돼 있는 김일성·김정일의 업적을 기리는 ‘혁명사적 교양실’이 이곳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격분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위대한 장군님의 업적을 말아먹고 있다”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다.
그는 “당의 전투적 구호도 바로 세워져 있지 않는 공장 안에서 맥 빠진 한숨 소리만 들린다”며 “공장이 주저앉을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놀라운 정도로, 이런 단위는 처음 보았다”고 꾸짖었다.
그는 ‘현대화’, ‘기술화’ 측면에서도 공장이 뒤처지고 있다며 “수질 측정 및 자동 조종 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이 공장에서처럼 양식장 내부를 감시나 하는 카메라를 설치해놓은 것이 무슨 종합조종실이고 현대화인가”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이 공장에서처럼 일을 해서는 위대한 장군님의 염원을 실현할 수 없고 나중에는 당의 권위까지 훼손시키는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시찰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오수용 노동당 비서, 이재일 당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이 김정은 제1비서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