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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리콴유 국장 참석, 아베 만나 “한중일 합의 필요조치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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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기자

승인 : 2015. 03. 29. 16:06

"리콴유 기념비적 지도자, 세계사에 각인될 것" 서명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후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에서 거행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國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장에 참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한·중·일 외교장관이 지난 21일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벽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내려 오전 싱가포르 현지 숙소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낮 12시 50분께 장례식장에 도착, 본행사와 리셉션을 포함해 4시간 15분 동안 국장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검정 바지 정장 차림으로 초청된 각국 대표들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조문록에 “리콴유 전 총리는 우리 시대의 기념비적인 지도자(a monumental leader of our time)였다”며 “그의 이름은 세계사 페이지에 영원히 각인될 것(His name will remain forever engraved in the pages of world history)이고, 한국민은 리 전 총리를 잃은 슬픔을 싱가포르의 모든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영문으로 서명했다.
박 대통령이 국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의 해외 조문은 지난 2000년 6월8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 장례행사에 참석한 이래 15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장례식 시작에 앞서 각국 정상들과 1시간여 동안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캄보디아 훈 센 총리, 인도네시아 조코위도도 대통령, 미얀마 테인 세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또 장례식장 좌우 옆자리에 착석한 미얀마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 같은 줄의 메이트파레 뉴질랜드 총독, 존스턴 캐나다 총독과 인사했다.

이날 조문외교 최대 관심사였던 아베 총리와의 만남은 오후 늦게 성사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리 전 총리의 장례식 종료 이후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재한 리셉션장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아베 일본 총리는 “최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감사드리며,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것을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또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은 리셉션장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을 축하하며 앞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AIIB 참여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AIIB 성공을 위해 잘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원국 등 18개국을 초청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총리,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이고리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 윌리엄 헤이그 영국 보수당 하원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맺어온 인연 등을 두루 고려해 이번 장례식에 참석했다.

리 전 총리는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이래 6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79년 양국 정상 만찬 당시 영애 자격으로 통역을 맡아 리 전 총리와 인연을 맺었고, 2006년 5월과 2008년 7월 리 전 총리를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리 전 총리 내외에 대해 “부모님과 같은 정을 주는 분들”이라며 “2006년 회동시 그 분의 눈빛은 여전히 강력했고,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저런 모습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은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싱가포르 국회의사당에 안치됐던 리 전 총리 운구는 시청, 파당광장, 싱가포르 콘퍼런스 홀 등 시내 중심가를 돌아 장례식장까지 15.4㎞를 이동하며 싱가포르 국민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연도에 늘어선 수천명의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리콴유’를 외쳤고, 일부 시민들은 꽃을 던지며 리 전 총리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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