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박 대통령 옆자리는 이스라엘·미얀마 정상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에서 거행되는 리 전 총리 장례식에 참석하고,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 등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검정 재킷과 스커트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새벽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원국 등 18개국을 초청했으며, 박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러시아의 이고리 슈발로프 제1부총리, 영국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하원대표 등이 참석한다.
또한 비초청 국가 중에선 이스라엘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과 캐나다의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을 비롯해 카타르, 카자흐스탄, 부탄 정상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오후 12시50분께 각국 대표들과 함께 장례식장인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에 도착해 조문록에 서명한 뒤 행사를 지켜볼 예정이다. 박 대통령 옆자리에는 이스라엘 리블린 대통령과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착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 공식행사가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만큼 박 대통령은 장례식장 도착 이후 1시간여 동안 각국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날 경우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중·일 3국 협력관계 복원을 강조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내달 29일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있고, 지난 27일자로 발매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라고 언급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당국은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민간업자들에게 돌리고 일본 정부의 관여와 책임을 부인하려는 의도에서였다면, 이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것”이라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책임을 일본 정부가 분명히 인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례식 시작에 앞서 싱가포르 국회의사당에 안치된 리 전 총리의 운구는 시청, 파당광장, 싱가포르 콘퍼런스 홀 등 시내 중심가를 돌아 장례식장까지 15.4㎞를 이동하면서 싱가포르 국민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게 된다.
장례식에 앞서 이날 오전 싱가포르 전역에는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