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저도 엄마입니다…” 인천 어린이집 사건이 낳은 ‘보육 품앗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115010008137

글자크기

닫기

김종길 기자

승인 : 2015. 01. 15. 13:45

"'보육 품앗이' 선의라면 좋은 일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것이 씁쓸하기도…"
KakaoTalk_20150115_132131766
한 인터넷 카페에 최모씨(33·여)가 게재한 글.
“직장 다니시는 엄마, 몸이 아픈 엄마 등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면 제가 잠깐 돌봐드리겠습니다. 저도 엄마입니다….”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보육교사가 네 살배기 여아를 폭행한 ‘인천 어린이집’ 사건을 접한 이웃 엄마들이 직장 등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다시 맡길 수밖에 없는 엄마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14일 오후 한 인터넷 카페에는 ‘잠시 맡아드릴 수 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는 ‘신원증명 해드릴 수 있다. 저도 직장맘인데 아기 낳고 3월 1일까지 쉴 계획’이라는 내용과 함께 “사정상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는 엄마들을 돕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글을 작성한 최모씨(33·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접한 뒤 직장맘이나 몸이 편치 않은 엄마들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다시 어린이집에 보낼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이 돼 글을 올렸다”며 “어린이집·베이비시터 등을 구하는 데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선의로 잠깐 아이를 돌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편으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저의 이런 제안이 엄마들 입장에서 ‘조심스러울 수 있겠다’ 싶다”며 “그래서 제 신원을 증명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씨 외에도 이번 사건에 분개한 엄마들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픽업도 가능하다’며 ‘가족 모두 아이들을 참 좋아한다’는 내용의 글을 적어 ‘보육 품앗이’를 제안했다.

15일 오전 사건이 발생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K어린이집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진행된 서명 운동에 참여한 주민들은 이런 ‘보육 품앗이’ 현상에 대해 “선의로 이웃 엄마들이 적극 남의 아이를 돌봐주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러한 좋은 제안에도 의심을 거둘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며 “이런 현상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생했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고 푸념했다.
김종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