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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사인 ENI의 자회사(사이펨)를 설계사로 선정한 현대중공업이 피드계약에 근접, 본계약까지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언이다.
해양플랜트 계약은 발주사가 피드설계를 맡길 후보군 몇 개 회사를 선정해 그 회사들에 발주사가 보유 중인 광구 정보를 공개하고, 광구 정보를 받은 조선소들이 피드설계를 작성·제출하면 마지막으로 발주사가 제출된 후보군들의 피드설계를 비교해 그중 하나를 채택, 본계약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9일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 그룹 ENI가 추진하는 20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구 FLNG 피드설계(기본설계) 후보군으로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을 선정했지만 ENI의 자회사 사이펨(Saipem)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본계약에 이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 KBR, 프랑스 설계사 테크닙(Technip)과 컨소시엄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과는 달리 아직 FLNG 경험이 없기 때문에 FLNG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계약은 무조건 따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상황 때문에 발주사에 지나치게 많은 편의를 제공, 저가수주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염려하고 있다. 예컨대 발주사의 자회사를 설계사로 선정해 실제 건조에 들어간다면 건조 과정에서 발주사의 입장이 지나치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유·불리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피드계약 입찰에 참가한 당사자인 만큼 현 시점에서 계약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이 프로젝트는 조선 3사 모두 기대를 갖고 있는 사업”이라며 “아직 피드 단계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