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의심스러운 변사체를 발견하고도 유씨인지를 장기간 확인하지 못한 이유와 관련해 업무 처리상의 문제가 없는지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감찰본부는 대검 감찰 1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감찰팀을 즉각 구성해 순천지청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변사사건 지휘와 관련한 기록 전부를 전반적으로 검토한 결과 단순히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총장께서 감찰팀 급파를 지시했다”며 “업무처리 전반에 걸친 감찰이고 그 과정에서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면 특정인에 대한 감찰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근처 매실 밭에서 변사체 신고가 들어오자 신원미상 변사체로 간주, 사인 분석 등 정밀 감식을 하지 않은 채 순천장례식장 냉동실에서 한 달 넘도록 방치해 왔다.
순천지청에서 변사 사건을 담당한 검사 역시 유 전 회장임을 확인할 수 있는 유류품 등을 눈여겨보지 않고 담당 부장검사의 결재를 받아 부검을 지시했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유류품에는 유 전 회장이 즐겨 먹었다는 스쿠알렌 병이 발견됐고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는 유 전 회장이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부검 결과에서도 시신의 사인이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의뢰했고 40여일이 지난 전날 저녁에야 변사체가 도피 중인 유 전 회장임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