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검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씨가 도피 중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총 31쪽 분량의 메모를 확보해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모는 지난 5월 말 유씨가 순천 별장을 빠져나갈 당시 검찰에 붙잡힌 개인 비서 신모씨(34·여)가 보관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에는 주로 도피 당시 심경과 검찰 수사, 언론 보도 등에 대한 불만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을 쫓는 검경 추적을 조롱하는 듯한 글도 남겼다.
유씨가 전남 순천 등지에서 도주 중인 5월말에서 6월초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는 거울에 비춰 읽어야 해석할 수 있도록 거꾸로 쓰여 있다.
유 전 회장은 1991년 상습사기 혐의로 4년간 복역한 뒤 이처럼 글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녀리고 가냘픈 大(대)가 太(태)풍을 남자처럼 일으키지는 않았을 거야.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인 남자들이 저지른 바람일 거야. 과잉 충성스런 보필 방식일 거야”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크고 작은 의문들이 긴 꼬리 작은 꼬리에 여운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大)는 박근혜 대통령을,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을 뜻하며 참모진의 과잉 충성이 강도 높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씨는 “하도 많은 거짓말들을 위시해서 미쳐 날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설쳐대는 거짓소리들을 내고…훗날 그 사람 꼭 만나서 정신오염 좀 씻겨주고 싶었다” 등으로 언론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또 “눈 감고 팔 벌려 요리조리 찾는다.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며 자신을 추적하는 검찰을 조롱하는 듯한 글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