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관리규정만 제대로 지켜졌다면 세월호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의 말이다. 규정은 있으나 지켜진 건 없다는 의미다.
1일 해수부에 따르면 운항관리규정이란 국제선에 적용되는 국제안전관리규약(ISM Code International Safety Management Code)을 모태로 국내 연안여객선에 적용해 만든 것이다.
ISM Code란 국제해사기구(IMO)에 의해 1993년 10월 채택돼 1998년 7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해운선사 및 선박의 안전관리 조직·절차 등에 대한 국제적 통일기준에 관한 규약이다.
우리나라도 1999년 이 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했으나 국제선에만 적용하고 국내 연안 여객선에는 내용이 유사한 운항관리규정을 만들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ISM Code와 운항관리규정이) 크게 내용은 다르지 않다”며 “운항관리 규정은 ISM Code를 국내 연안 여객선 실정에 맞춰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운항관리규정에는 출항부터 화물적재, 비상상황 발생, 기상 악화 시 운항 정지 등 선박운항에 관한 모든 과정을 규정해 놓았다.
특히 이번 세월호의 경우 '차량 화물적재 방법'에는 차량 적재기준으로 승용차 88대, 화물차(대형트럭) 60대, 컨테이너 등 987톤을 실을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승용차, 대형 트레일러, 굴착기 등 180대를 포함해 4배에 가까운 3608톤의 화물이 실렸다.
또한, '선박의 점검 및 정비' 항목에는 구명 소화설비의 비치 상태 및 성능을 수시로 확인해 즉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유지 관리해야 하고 항해장비 및 통시시설에 대한 사용법 숙지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해야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안전관리담당자는 선박 접안시설, 승객 탑승시설을 수시로 점검·확인해 미비사항 발견 시 즉시 시정조치 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관리자와 선원들이 운항관리규정을 지킬 생각도 안했을 것”이라며 “아무리 규정이 잘 만들어졌어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