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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근 천안함재단 이사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세무법인 석성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며 어두운 안색을 지었다. 그는 아직도 살아남아 고통 받고 있는 천안함 용사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호소했다.
조 이사장은 “생존자들은 지금도 이른바 트라우마라고 하는 외상후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천안함재단에서 생존자 1인당 500만원씩 격려금을 주고 교류하면서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조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젊은층이 느슨한 안보의식을 갖고 있다며 걱정을 표했다. 그는 “이토록 둔한 젊은이들의 안보 감각을 갖고는 나라를 온전히 지키기 힘들다”며 “이러한 이유로 초·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 백령도 탐험, 천안함 선체가 있는 평택2함대 견학 등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2월 설립 이후 총 2500여 명의 사람들이 천안함재단을 통해 천안함 선체를 견학했다.
그는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오는 5주기부터는 법률적으로 국가가 나서 천안함 추모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문화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조 이사장의 복안이다.
조 이사장은 “나를 비롯한 지인들이 사재를 털어 자본금 5억원을 모았고, 이를 통해 뮤지컬 기획사를 만들었다”며 “올해 10월 개막을 목표로 천안함을 주제로 한 뮤지컬 ‘오이코스(oikos)’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코스는 그리스어로 ‘집으로’를 의미한다. 천안함의 아픔을 지닌 이들이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안고 다시 우리 사회의 품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그는 전했다.
조 이사장은 역설적으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최근 이 대표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북한에 조의 표명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고 고마움을 느꼈다”며 “이 대표도 공당의 대표로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직용사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해줘야 한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도 기꺼이 손을 맞잡고 그의 행동을 지지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온 나라가 감동공장이 돼야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통일이 된 이후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며 “천안함 사건이 남북의 갈등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 천안함 관련 사람들이 품은 희로애락과 응어리를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감동공장장이 되고 싶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조 이사장은 대전지방국세청장, 한국세무사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0년 12월부터 천안함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