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정부 당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무력 시위’ 성격, 대남·대미 대화 유도와 주도권을 쥐기 위한 ‘대외 협상용’,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국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잠재우기’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부터 크고 작은 도발과 함께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5일 정통한 대북 전문가들은 다른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이번 잇단 미사일 발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성능 개량과 정밀도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미 북한이 운용하고 있는 미사일을 단순히 ‘무력 시위’나 ‘과시용’으로 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한 정밀도 향상 차원에서 미사일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거리상으로만 볼 때 이미 개발돼 있는 스커드 B·C나 ER 계열의 300·500km 미사일들”이라면서 “북한이 굳이 왜 이 시점에서 미사일을 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한 발당 30억~40억원씩이나 하는 스커드 B·C 계열 미사일을 모두 6발을 쐈다”면서 “이번에 쏜 미사일 비용만 해도 200억원 가량이 되는데 가뜩이나 경제적 상황이 열악한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쏘는 이유는 새롭게 만들고 있는 다음 단계의 미사일의 기반 연구로 쓰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도 이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담화를 통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략군부대들은 화력단위별로 정상적인 훈련계획에 따라 로케트 발사훈련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자평하면서 “발사된 로케트들은 자그마한 편차도 없이 일찍이 있어 본적이 없는 최상수준의 명중확률을 과시했으며,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로 만든 다종다형의 첨단로케트들의 성능이 남김없이 검증됐다”고 발표해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도 이날 북한이 최근 정밀도가 향상된 KN-02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00여기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KN-02 최대 사거리가 120㎞에서 170㎞로 늘어났고 차량에 장착하는 미사일 발사대(TEL)도 30여대를 실전 배치했다”면서 “실전 배치된 발사대 규모를 고려하면 유도탄(미사일)은 100여기에 이른다”고 전했다.
북한은 인공위성위치정보(GPS) 유도방식으로 KN-02 미사일의 목표물 명중 오차를 50m 안팎으로 줄이는 등 정밀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됐다.
소식통은 “KN-02는 북한이 처음으로 고체연료 추진 방식을 적용한 미사일로 발사 준비와 재장전 시간이 짧다”면서 “전방으로 이동시키지 않고도 평택∼원주 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위협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