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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쓴 논어에 나오는 유명한 애기다. 그 분야에 대해 즐길 수 있을 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방송인 노홍철 또한 “If it‘s not fun, why do it?(재미가 없다면 왜 하지?)”라는 신념으로 방송을 즐기며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생활가전업계에서도 모든 일을 즐기며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대표가 있어 화제다. 바로 식품 건조기로 유명한 리큅의 하외구 대표(51)다.
◇1500만원으로 사업 시작…제품부터 남다른 행보
3일 서울 가산동 리큅 사무실에서 만난 하 대표는 “국내 제품이 세계에서 잘 팔리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창업 이유를 털어놨다.
하 대표는 1998년 리큅을 설립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저한테 1500만원 밖에 없었죠. 1000만원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 자동차를 구입하고 500만원을 활동비로 여직원 1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재미’를 최고의 경영이념으로 하는 하 대표는 회사 첫 제품 또한 남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남들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알아 주지도 않고 기존의 제품을 좀 더 싼 값에 중국에서 수입해 팔면 매출도 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참신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에 하 대표는 첫 작품으로 ‘주서기’를 내놓았다. ‘주서기’란 과일 껍질을 걸러내고 꼭지를 통해 원액을 컵이나 다른 용기에 담는 등 주스 제작에 특화된 믹서기라고 보면 된다.
“주서기란 제품을 만들 당시 국내에는 생소한 제품이라 ‘사과를 그냥 먹으면 되지 왜 갈아 먹느냐?’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죠.”
하지만 리큅의 주서기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먼저 인정받았으며 2002년 국내 홈쇼핑을 통해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2007년도에는 대한민국 최고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식품 건조기로 흥행 이어…고성능 블렌더와 도정기로 흥행 준비
“주서기 성공 후 후속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 연구소 직원들을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일만 너무 하지 말고 하나를 하더라도 특별한 걸 하라고 늘 상기 시켰습니다.”
그 결과 웰빙 식문화의 새로운 카테고리인 ‘식품건조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제품은 현재 식품건조기 시장의 80% 이상의 점유율(2012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식품 건조기 또한 ‘식품을 왜 말려 먹느냐?’는 등 반대 의견이 많았죠. 하지만 중국산 고춧가루 파동과 각종 불량식품 판매로 인해 먹거리 불안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남들과 다른 행보로 두 제품 모두 흥행시킨 하 대표는 고성능 블렌더와 도정기로 또 한번의 흥행을 준비하고 있다.
“식품이 갖고 있는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완벽한 웰빙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3마력 이상의 강력한 블렌더가 필수 아이템입니다. 도정기는 벼를 찧어서 겨를 벗겨내 쌀을 만드는 기계로 일반가정에서는 직접 도정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가격 수준만 맞추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급여와 재미를 더해주는 것이 최고의 복지
하 대표의 경영이념은 제품뿐만 아니라 회사 복지에서도 잘 나타난다.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급여를 많이, 빨리 올려 주는 거죠. 자신이 일한 대가보다 보상을 더해줘야 더욱 열심히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큅 직원들의 초봉은 다른 중소기업보다 많고, 매년 인상되고 있다. 거기에 연말 성과급도 제공된다.
또한 직원들의 재미있는 회사 생활을 위해 사내 동아리를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경기도 화성 본사에는 탁구대를 설치, 퇴근 후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냥 탁구대만 두고 치라고 하면 재미 없죠. 그래서 전 용인시청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해 일반 근무 시간에는 일을 하고 퇴근 후 직원들 탁구 레슨을 맡겼죠. 자신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재미를 갖고 더욱 열심히 하더라고요.”
좀 더 재미를 추구하려는 하 대표는 사내 동아리에 그치지 않고 아마추어 리큅배 탁구 대회를 4년 전부터 개최하고 있다.
“직원들과 탁구를 치다 보니 대회를 한 번 개최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죠. 회사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제가 혼자 모든 준비를 하고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대회 모집 이틀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죠.”
‘재미’를 바탕으로 일하고 있는 100명의 직원 덕에 리큅은 매년 승승장구 하고 있으며 지난해 3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5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구글 같은 회사를 선사해 주고 싶다”
오는 9월 서울 당산동에 리큅 센터를 열 계획인 하 대표는 “직원들에게 가고 싶은 회사 1위인 구글 같은 회사 분위기를 선사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1층 카페부터 직원 복지를 위해 최대한 꾸밀 예정입니다. 또한 블로거, 고객 등이 저희 제품을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 할 계획입니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가 없다’는 하 대표는 “정말로 재미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그 재미를 바탕으로 세계 제일의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3년 안에 업계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많은 급여를 주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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