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AP통신은 현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사건 부상자 500여명 가운데 300여명이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65명이 중태라고 보도했다. 이는 1975∼1990년 레바논 내전 이후 최대 희생자 규모다.
앞서 현지 언론은 전날인 23일 해안도시 트리폴리 중심부에 있는 두 곳의 수니파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차량이 잇따라 폭발해 최소 4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테러는 모스크 바깥에서 금요 예배 시간에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국제사회는 예배를 보던 민간인을 노린 이번 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 측은 반기문 사무총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연이어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를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역시 이번 테러 공격을 비난하고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시아파에 속하는 이란도 수니파 무슬림을 겨냥한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나섰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테러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수니파 급진 이슬람 세력인 ‘타크피리’를 배후로 지목했다. 아락치 대변인은 “타크피리 세력이 레바논 국민 통합과 평화 공존을 파괴하려 한다”면서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이 이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의 옴란 알조흐비 정보장관도 성명을 내고 트리폴리 테러 행위를 비난하며 이란을 거들었다.
한편 레바논 정부는 이번 테러가 국내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을 확산하려는 세력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최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제2의 도시 트리폴리, 시리아 접경 지대에서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유혈 충돌이 이어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아파 계열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레바논 내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수니파는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반면 시아파와 헤즈볼라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7명이 숨졌다.
한편 레바논의 나지브 미카티 총리는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날 트리폴리 상점 대부분은 문을 닫았으며 테러 현장 인근 건물 사이사이에는 검은색 리본이 달렸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