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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매매 업소 홍보도 스마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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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기자

승인 : 2013. 03. 13. 07:50

* QR코드, 블로그 활용한 성매매 업소 광고…단속 사각지대
서울 영등포구 A빌딩 남자화장실 소변기 위해 붙어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한 유흥업소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카페로 연결된다.

아시아투데이 김성미 기자 = “QR코드 촬영하시면 오늘 출근한 매니저 언니들 사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A빌딩 남자화장실 소변기 위에 붙어있는 QR코드. 스마트폰의 바코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식해보니 ‘○○○’ 유흥업소의 성매매 정보를 구애 없이 볼 수 있었다.

한 유흥업소가 운영하는 카페에 게재된 글.


이렇게 최근 들어 불법 성매매 업소들이 명함, 전단지 살포 등에서 벗어나 QR코드,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등 온라인 홍보로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여과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성매매 광고가 ‘봇물’을 이루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QR코드를 통해 연결된 업소 카페에는 업소 위치·전화번호, 이곳에서 일하는 도우미 여성들의 자극적인 사진 및 프로필, 서비스 내용·가격 등이 게재돼 있었다.

또한 회원제로 운영하며 방문 후기 작성 시 베스트 후기를 뽑아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각종 이벤트를 실시해 회원들의 활동이 아주 활발한 것처럼 보였다. 

이같이 불법 성매매 업소들이 온라인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국의 단속과 무관치 않다. 

경찰은 지난 1월 불법 성매매 전단지 살포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신고포상금제 실시, CCTV 설치 등 관활 구청과 대대적인 합동 단속에 돌입했다.

사정이 이렇자 대부분의 성매매 업소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홍보 수단을 온라인으로 갈아탄 것.

이에 따라 QR코드는 물론 각 포털사이트마다 온갖 성매매 관련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 ‘안마’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업소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카페가 수백개 검색됐다. 

‘○○ 출장안마’라는 카페에 들어가 보니 가입을 하지 않아도 카페에 게재된 글을 볼 수 있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에 365일 연중무휴라는 소개문구와 원더풀코스, VIP풀코스 등 각종 서비스 내용, 예약 휴대폰 번호 등이 게재돼 있었다.

카페에서 공유되고 있는 음란물 관련 정보.


또한 게시판에서는 선정적인 사진, 주민등록번호 확인 절차 없이 바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사이트 주소 등이 공유됐다. 

‘○○ 출장마사지’라는 이름의 카페는 회원수가 3000명에 육박했으며 공지사항에는 포털사이트의 제재가 심하니 글을 작성할 때 전체공개가 아닌 회원공개로 변경하고 포털사이트 검색 허락을 제거해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있었다.

이 카페에 회원가입 후 게시글을 살펴보니 ‘출장예약’ 게시판은 예약 손님으로 가득했고 ‘후기’ 게시판은 성매매 후기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카페 관리자는 공지사항으로 ‘후기 작성 시 서비스를 받은 관리사 이름은 익명으로 작성해야 타 업체에서 빼가는 일이 없다’, ‘선입금을 요구하는 출장 사기 업체를 주의하라’는 글 등이 올라와 있었다.

취재과정에서 이 카페는 접근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1차 기계 필터링, 2차 500명의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나 네이버 방문자가 하루 1800만명 이상이 되다보니 이를 전부 막기에 한계가 있다”며 “또한 출장안마 등을 홍보하는 자체가 불법은 아니며 성매매 행위가 확인돼야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민원 신고나 모니터링을 통해 성매매 정보라 인지되는 게시글이 있다면 시정 요구, 게시글 삭제, 이용해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인력 제한으로 모니터링에도 한계가 있으니 포털사이트 운영 기업의 자율 규제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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