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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층 젊어진 ‘뉴 쏘렌토R’, 가볍거나 혹은 부드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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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우 기자

승인 : 2012. 07. 23. 05:30

*디자인과 편의·안전장치 대폭↑…소음 차단과 서스펜션은 기대이하
     
기아자동차 '뉴 쏘렌토R'의 주행 모습. /제공=기아차

아시아투데이 송병우 기자 = 기아자동차의 '뉴 쏘렌토R'이 국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두 재탈환을 노리며 지난 10일 출시됐다. 2세대 쏘렌토R은 지난 2년간 이 부문 국내 1위를 기록하는 동시에 북미 지역 톱 15에 들며 이름값을 했다.

기아차는 신차 발표회에서 "3세대 모델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신차급에 버금가는 디자인·연비·편의사양 등의 플랫폼 개선을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 기아차공장~서신면 전곡항에 이르는 왕복 63km구간에서 뉴 쏘렌토R 2.2(4WD)의 성능을 체험했다.

신차의 외관은 기존보다 젋고 스포티해졌다. 2세대 모델의 디자인이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동생격인 스포티지R의 모던함에 비해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전면부는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붙이고 세로 일체형의 코너링 램프와 안개등을 기본화해 고급스러운 이지미를 더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는 기아차 고유의 모양에 부드러운 선을 추가해 '세련된 최신 SUV'의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후면부 역시 스포티하고 날렵한 느낌의 콤비내이션 램프와 테일게이트로 신차의 감성을 한껏 과시한다.

하지만 디자인 곳곳에서 페이스리프트의 한계가 엿보였다. 차의 측면은 기존의 라인과 보닛 등을 유지하고 있고 사이드미러와 윈도우 부분도 큰 변화가 보이지는 않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은은한 엔진음만 들렸다. 향상된 정숙성에 놀라며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부드럽게 나갔다. 디젤 차임을 감안하면 뛰어난 초반 응답 속도다. 

이 차에는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4.5kg·m의 R2.2 디젤 엔진이 탑재돼 있다. 방조제가 보이는 직선도로에서 속도를 내자 큰 무리없이 120km까지 도달했다. 확실히 초반보다는 후반 토크에서 우월함을 보였다.

뉴 쏘렌토R의 인테리어. 중앙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센터페시아 구성이 개선됐고 크롬 테두리 및 우드 재질의 장식으로 모던함을 더했다. 아우디의 실내를 연상 시키는 붉은색 무드 램프 등 디자인의 세련된 변화를 보였지만 기본 자재가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된 풍절음이었다. 중저속에서 들을 수 없던 강한 소음이 고속에서 계속 이어졌다. 선루프를 포함한 앞뒤 도어 및 창문과 차체의 틈새를 확인하고 고무가 비틀어졌는지까지 점검했지만 일정속도부터 풍절음은 계속 발생했다. 

또 과속방지턱 등 요철을 지날 때마다 심한 진동이 왔다. 효과적 충격완충을 위한 유압 스톰핑 댐퍼가 장착돼 있지만 쇼크 업소버 등 전반적인 서스펜션은 고르지 못한 편이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각각 시속 15km·20km·25km에서 고속방지턱을 관성주행으로 넘었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에 탄 체중 70kg의 사람의 엉덩이가 계속 들렸다. 차에서 내려 측정한 고속방지턱은 모두 6.5~11cm 정도의 포물선 곡면 턱이었다.

뒷좌석도 상황은 같았다. 동일 체중을 가진 사람의 몸이 조금씩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함께 탔던 동료와 몇몇 기자들은 시승을 마치고 "멀미가 난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고속에서 빛을 발하는 엔진과 좋은 환경의 도로에서 보여주는 승차감은 수준급이만 코너를 돌 때 노면을 지지하는 힘은 싼타페나 같은 급의 SUV에 비해 약했다. 요철을 만났을 때 튀어 오르는 현상과 중속 이상에서의 과장된 언더스티어도 아쉬웠다.

차선이탈·후측방 경보장치는 신선했다. 이미 K9에서 경험하긴 했지만 이후 출시되는 국내 SUV의 옵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보여줬다.

또 △7인치 컬러 TFT-LCD 패널내장 슈퍼비전 클러스터 △클러스터 정보 음성알림 시스템 △유보 탑재 8인치 내비게이션 △현대모비스의 액튠 사운드 환경 등은 운전자에게 쏘렌토만의 감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뉴 쏘렌토R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2.0모델이 17km, 2.2모델이 16.1km로 기존 모델에 비해 13% 이상 개선됐다. 가격은 대당 △2.0 2WD모델 2645만~3430만원 △2.0 4WD모델 2855만~3640만원 △2.2 2WD모델 2833만~3595만원 △2.2 4WD모델 3051만~3813만원이다. 

뉴 쏘렌토R의 측면 및 후면부 이미지.

시승을 마친 후 기자들은 대체로 신차의 '가벼움'에 대해 언급했다. 플렉스 스티어로 소개된 핸들링 역시 여성 운전자들만 좋아할 정도로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가볍다는 건 곧 부드럽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평가의 방향을 달리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신차의 마케팅 타깃이 30대 후반 남성이고 온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SUV라는 점을 강조한 이상, 3세대 쏘렌토에 대한 반응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뉴 쏘렌토R을 소개하던 기아차의 한 임원은 "가격대로 보면 폭스바겐 티구안이 경쟁모델이고, 성능이나 상품성은 아우디 Q5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공은 이제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송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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