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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삼성전자...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의 비결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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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 기자

승인 : 2009. 10. 29. 10:05

1970년대 삼성전자 흑백TV 생산라인.
올해 ‘불혹’을 맞은 삼성전자가 오는 11월 1일 생일을 맞는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들뜬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다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조원,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본사 다목적홀에서 이윤우 부회장 등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을 갖는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1위로의 위상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변방의 작은 흑백 TV제조업체에서 40년 만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TV, 휴대폰 등을 아우르는 초일류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우뚝섰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삼성전자의 경쟁력과 100년 대계를 향한 삼성전자의 미래성장동력을 짚어본다.

◇변방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

1969년 경기 수원에서 전자부품 제조사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 1위, TV 1위,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1위, 휴대전화 2위인 ’글로벌 전자 제왕‘으로 거듭났다. 창업 첫해 36명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40년 만에 국내에 9개 사정장과 직원 8만3500명을 거느린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첫해 4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13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처음 수출을 시작한 1972년의 연간 매출은 18억4000만원, 영업이익은 1억4000만 원이었다. 이때와 비교해도 매출은 6만4000배(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7만1000배(올해 예상 10조원 기준)가 늘었다.

삼성전자가 아시아의 변방에서 글로벌 공룡기업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1983년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도쿄 선언’이 기폭제였다. 여기에는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국가 경제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94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D램 시장의 강자로 우뚝섰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초일류 전자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했다. 이건희 전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지시한 ‘신경영 선언’이 신호탄이 됐다. 소니 등을 넘어서려면 모방이 아닌 혁신이 필요하다는 질책이었고 당부였다.

이듬해인 1994년 삼성전자는 첫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내놓고, 외국 휴대전화가 주류를 이뤘던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D램 신화’에 이은 ‘애니콜 신화’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조원,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기업 중에서 연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글로벌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LCD TV 패널 생산라인.
◇사업부문별 경쟁과 보완…체질 강화
이같은 ‘삼성의 신화’는 창립 기념일을 ‘11월 1일’로 잡은 데서 출발했다.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란 이름으로 문을 연 건 1969년 1월이다. 그런데 창립 기념일이 11월인 이유는 미래의 산업변화를 발빠르게 감지한 최고경영자의 결단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 이후 TV 세탁기 등 가전만 생산하던 회사는 1988년 11월 1일 별개 회사로 있던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고 이날을 창립일로 삼았다.

향후 반도체와 통신사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감지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는 현재 삼성전자 사업 부문(반도체, LCD,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의 뼈대를 형성하게 된 시발점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문별로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쟁과 보완을 통해 체질을 강화시켜 나갔던 것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전진하는 것은 이같은 사업 부문의 ‘황금 분할’ 덕분이라는게 국내외 재계와 학계의 평가다. 그만큼 각 사업부문별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졌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는 수십 년간 오너를 중심으로 이뤄져 온 중장기적인 안목의 전략적 투자, 삼성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 DS 부문을 맡은 이윤우 부회장, 최지성 DMC 부문 사장 등 전문 경영인들의 경영 노하우가 결합된 멋진 하모니를 이뤄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부품 부문의 기술력, 완제품 부문의 디자인, 마케팅, 브랜드 가치 등이 삼성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이런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불황 때도 투자를 아까지 않는 오너 중심의 과감한 의사결정 체계도 중요한 몫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40년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이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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