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2조원' 시공사 결정 2주 앞
주택통vs전략통 CEO 수주전 후끈
재건축 대어 잡아 실적 상승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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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달 16일 총회를 개최해 포스코이앤씨, 두산건설 중 한 곳의 건설사를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 수주의 당락을 결정지을 총회가 2주여 앞으로 다가오며, 재건축 대어를 낚기 위한 두 건설사 간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은 기존 최고 15층·23개 동·1900가구 규모의 노후화된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최고 30층·총 3198가구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1·2차 입찰에서 모두 두산건설이 단독 입찰하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두산건설의 '무혈입성' 가능성이 높았지만, 3차 입찰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하며 두 건설사 간 수주전이 확정됐다.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서는 이곳 재건축 수주를 통해 역성장으로 가라앉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작년 한 해 포스코이앤씨는 매출 9조469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9%, 69.2% 감소한 수치다. 특히 '주택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올해 신임 대표이사에 올라선 정희민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포스코이앤씨에서 건축사업실장·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주택 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만큼, 정 대표는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맞춤형 제안'을 조합에 건넬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조합에 분담금 경감 등의 내용을 담은 최적의 사업 조건 및 혁신적인 특화설계를 제안했다. 3.3㎡당 공사비로는 698만원을 책정했다. 기존 추산되던 공사비 715만원 대비 17만원가량 비용을 낮춰 조합원들의 재정 부담을 경감한다. 여기에 최근 갈등이 번지고 있는 시공사·조합 간 공사비 검증도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힘쓴다. 815장의 입찰내역서, 419장의 특화 설계 도면을 조합에 제출한다.
두산건설의 수주 의지도 확고하다. 지난해 두산건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1조6094억원, 영업이익은 879억원을 시현한 바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20% 증가했다. 2024년 한 해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확대 배경에는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의 주택 강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말 재무 악화 위기 상황 속 구원등판한 이 대표는 주택 브랜드 '위브', '제니스'의 브랜드 파워 강화와 함께 선별 수주에 노력한 결과 두산건설의 실적 상승세를 이뤄냈다. 이번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수주에서도 이 대표의 두산건설은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브랜드 대비 다소 약세로 평가받는 인지도·영향력을 넘어서기 위해 적지 않은 규모의 비용을 이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주택 브랜드 위브를 적용할 때보다 제니스 도입 시 외관 특화·고급 마감재 시공 등으로 더 많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한데도, 공사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사업을 통한 이윤 창출보다는 지역 랜드마크를 건설하기 위한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는 게 두산건설의 설명이다. 두산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635만원 수준이다. 나아가 두산건설은 계약일로부터 2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해 반영하지 않고, 착공 이후 공사비를 고정시켜 공사비 상승에 대한 조합의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