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69%↓’ 포스코이앤씨, 재건축 대어 수주로 ‘분위기 반전’
‘최근 10년 중 최고 영업익’ 두산건설, 하이엔드 ‘제니스’로 도전장
|
특히 '주택통'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와 '전략통'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의 맞대결로도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 규모만 놓고 보면 포스코이앤씨가 두산건설을 앞서는 모습이다. 다만 작년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한 반면, 두산건설은 이정환 대표를 앞세워 최근 10년 사이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달 16일 총회를 개최해 포스코이앤씨, 두산건설 중 한 곳의 건설사를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 수주의 당락을 결정지을 총회가 2주여 앞으로 다가오며, 재건축 대어를 낚기 위한 두 건설사 간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각각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막판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은 기존 최고 15층·23개 동·1900가구 규모의 노후화된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최고 30층·총 3198가구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1·2차 입찰에서 모두 두산건설이 단독 입찰하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두산건설의 '무혈입성' 가능성이 높았지만, 3차 입찰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하며 두 건설사 간 수주전이 확정됐다.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 모두 연초 수도권 재건축 대형 프로젝트로 꼽히는 이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서는 이곳 재건축 수주를 통해 역성장으로 가라앉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작년 한 해 포스코이앤씨는 매출 9조469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9%, 69.2% 감소한 수치다. 작년 4분기 플랜트와 건축(주택) 부문에서 손실 규모가 적지 않았던 탓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주택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올해 신임 대표이사에 올라선 정희민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포스코이앤씨에서 건축사업실장·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주택 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만큼, 정 대표는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맞춤형 제안'을 조합에 건넬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조합에 분담금 경감 등의 내용을 담은 최적의 사업 조건 및 혁신적인 특화설계를 제안했다. 3.3㎡당 공사비로는 698만원을 책정했다. 기존 추산되던 공사비 715만원 대비 17만원가량 비용을 낮춰 조합원들의 재정 부담을 경감한다. 여기에 최근 갈등이 번지고 있는 시공사·조합 간 공사비 검증도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힘쓴다. 815장의 입찰내역서, 419장의 특화 설계 도면을 조합에 제출한다.
두산건설의 수주 의지도 확고하다. 지난해 두산건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1조6094억원, 영업이익은 879억원을 시현한 바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34%, 20%씩 증가했다. 2024년 한 해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확대 배경에는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의 주택 강화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2022년 말 재무 악화 위기 상황 속 구원등판한 이 대표는 주택 브랜드 '위브', '제니스'의 브랜드 파워 강화와 함께 선별 수주에 노력한 결과 두산건설의 실적 상승세를 이뤄냈다. 이번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수주에서도 이 대표의 두산건설은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브랜드 대비 다소 약세로 평가받는 인지도·영향력을 넘어서기 위해 적지 않은 규모의 비용을 이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우선 하이엔드 브랜드 '제니스'를 단지에 도입한다. 주택 브랜드 위브를 적용할 때보다 제니스 도입 시 외관 특화·고급 마감재 시공 등으로 더 많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한데도, 공사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사업을 통한 이윤 창출보다는 지역 랜드마크를 건설하기 위한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는 게 두산건설의 설명이다. 두산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635만원 수준이다. 나아가 두산건설은 계약일로부터 2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해 반영하지 않고, 착공 이후 공사비를 고정시켜 공사비 상승에 대한 조합의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