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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는 면세업계… 수익성 개선·경쟁력 강화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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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1. 13. 17:54

마른수건도 더 짜라 '생존전쟁'
롯데, 中 따이궁 거래 중단·매장 축소
신세계, CEO 임금 반납·부산점 폐점
현대, 규모 확대 중점·신라 '신중모드'
'희망퇴직, 임금반납…'. 지난 몇년간 면세점 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좀처럼 면세 시장이 회복되지 않자 최근엔 '극약처방'도 서슴지 않는 분위기다. 어렵게 따낸 특허권을 조기에 반납하고, 핵심 매출처인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 거래도 중단하는 것. 마른수건이라도 더 짜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보따리상 거래 전면 중단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고객임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반토막 매출을 감수하고 꺼내든 과감한 결단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출도 잃고 수익성도 잃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결국 규모의 경제로 브랜드 '바잉파워'를 키우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면서 "수익성만 좇다 경쟁력까지 잃어 자칫 도태될 수 있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우려했다.

롯데면세점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후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였다. 희망퇴직은 기본이고 국내 시내면세점 중 규모가 가장 큰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도 35%나 축소했다. 개별 관광객 유인을 위해 서울 명동에 오픈했던 쇼룸 '나우인명동(구 LDF하우스)'도 영업을 종료했다. 오는 2월부터는 내국인 고객을 대상을 한 'LDF 트래블 마일리지 멤버십'도 종료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익에서 면세점 4사 중 가장 큰 92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다른 면세점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유신열 대표도 급여 20%를 반납하기도 했다. 오는 24일에는 부산점의 운영도 종료한다. 2026년까지 영업할 수 있도록 특허권을 받았으나 실적 부진 등으로 특허권을 조기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점 운영 정상화와 서울 명동 시내점 리뉴얼 등으로 개별고객(FIT) 중심으로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은 현대면세점이다. 2018년 후발주자로 면세사업에 진출한 만큼 아직은 수익성보다 규모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명도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 현대면세점으로 바꾸고 대표도 백화점 출신이 아닌 면세업계의 상품기획 전문가인 박장서 전무를 신임대표에 선임했다. 박장서 대표를 중심으로 현대면세점은 인천공항점에 총 26개의 브랜드를 입점시켜 국내 면세업계 최고 수준의 명품 경쟁력을 갖추게 했고, 동대문점에는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신규 K패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신라면세점도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수익성 개선이란 기본 방향은 같지만 공격적인 비용 줄이기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인사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김준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면세(TR)부문으로 위촉하면서 올해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는 결국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이 살아나야 하지만 주고객층인 중국인 단체관광객 활성화 등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면서 "설상가상 고환율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면세사업이 위축될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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