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이버 수사 통해 신속하게 관련 증거 확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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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야탑역 흉기난동' 예고글이 올라온 익명 커뮤니티 운영자는 지난 20일 "우리 사이트는 시스템 특성상 운영자조차 작성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커뮤니티"라며 "(우리는) 불법을 옹호하는 사이트가 아니며,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단순한 익명 커뮤니티"라고 공지했다.
이 익명 커뮤니티는 현재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누구나 접속해 글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커뮤니티 운영자 역시 글 작성자를 특정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작성자가 가상 사설망(VPN)을 사용한 경우 추적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해당 사이트가 'IP 및 신상 걱정 없이 이용하는'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수사에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협조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한다. 특히 해외에서 운영 중일 경우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외 SNS 텔레그램이 그간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익명 커뮤니티의 협조 여부를 불확실하게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다. 텔레그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딥페이크 관련 불법 콘텐츠에 대한 삭제 약속과 함께 사과까지 전했지만, 여전히 경찰 수사 협조 요청에 대해서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커뮤니티 측에서 협조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경찰은 글 작성자의 IP 주소를 추적하고 사이버 수사를 통해 신속하게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협박글이 올라오면 신속하게 추적해 신원을 특정하고 검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국내 기업들은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이 크다"며 "세무조사나 임원진에 대한 형사 처벌 등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국외 기업에 대해서는 이 같은 조치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최근 텔레그램 창업자의 구속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경기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고 예고하는 내용의 글이 지난 18일 온라인에 게재돼 추적 중이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야탑역 월요일 30명을 찌르겠다"며 "최근 부모님도 날 버리고 친구들도 무시해 자살 하려다가 글을 올린다"고 썼다. 분당경찰서는 신고 접수 당일인 지난 18일 오후부터 야탑역 일대에 대한 순찰을 강화했다. 20일부터는 기동대 1개 제대(20명)와 기동순찰대 3개 팀(24명) 등 경찰력 40여명을 투입, 집중 순찰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