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독거노인에 매일 따뜻한 한끼
거주 반경 200m 이내로 접근성 개선
초고령사회 속 '노인복지 모델'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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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마포구 망원동 쌈지경로당. 올해 85세인 남춘자씨는 아침식사를 위해 어김없이 경로당을 찾았다. 혼자 지내면서 매번 끼니를 차려먹기 귀찮아 하루 한 끼만 먹었다던 남씨는 마포 '효도밥상'을 통해 활력을 되찾았다고 한다. 남씨는 "동네 친구들하고 마실 삼아 같이 나온다. 찬도 많이 나오고 음식이 맛있다"며 호평했다.
마주보고 앉아있던 또 다른 어르신은 남씨의 호평에 공감하며 "할머니들은 심심해. 같이 나오니 좋고 그늘에 앉아있다 들어가니 덜 외롭지"라며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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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문한 쌈지경로당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6명분의 급식을 들여온다. 경로당 인근 200m 이내 거주하는 75세 이상 독거어르신들을 선정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주말인 토~일요일에는 집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밀키트를 전달해 하루 한끼를 전하고 있다.
남씨는 "이렇게 맛있게 먹으니 아이들도 걱정도 덜하고 또 매일 뭐 먹을지 고민을 안 한다"며 "먹은 지 딱 한 달 된 것 같은데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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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전 사업 초기에는 7개 급식 기관과 160여명의 지역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효도밥상은 평균 이용률이 90%에 달하며 사업 확대 요청이 쇄도했지만 예산 문제 등 난항도 겪게 되면서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도래했다.
정부지원금도 없어 오롯이 구비와 후원금으로 근근이 이어가다 사업에 대해 공감하는 후원자가 꾸준히 증가하게 되면서 약 10억원에 이르는 기탁금품이 모였다. 지난 4월부터는 거점형 조리시설인 '효도밥상 반찬공장'도 건립해 1000여명 분의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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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는 효도밥상을 통해 어르신들의 안부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90% 이상의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어 출석은 안한 경우에는 직접 전화를 걸거나 부재중일 시 자택을 방문해 건강 이상을 체크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 어르신이 효도밥상에 출석하지 않자 바로 자택 방문 후 쓰러져 있던 당사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도 있다.
박 구청장은 "요즘에는 '우리 어머니·아버지가 화색이 너무 좋으세요' '안심이 된다' 이런 연락이 많이 온다"며 "전국적으로 모범이 되는 효도밥상을 통해 노인 원스톱 복지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