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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지구’ 시대…서울시, 16년간 기후변화 대응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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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 김소영 기자

승인 : 2023. 08. 31. 06:00

서울시, 2007년부터 기후변화대응 정책 선도
건물·수송, 서울 온실가스 배출량 9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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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역대 여름철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평균기온은 최근 100년 사이 2℃ 이상 상승했고,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 또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는 서울의 최고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최초로 39.6℃까지 치솟았다.

기후변화가 매년 심화하면서 기록적인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더이상 '이상' 수준에 그치지 않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하와이·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은 '종말적인 재앙'으로 불릴 정도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도로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번 산불의 연료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장기간 이어진 폭염이 대기 중 습기를 제거하면서 강한 바람이 불 때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식량 부족,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강조되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했다. 끔찍하게도 고작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끓는 지구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시, 16년간 기후변화 대응 앞장
서울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부터 선도적으로 기후 정책을 발굴하고 있다. 2007년 기후변화기금을 조성하고 이듬해 전국 최초로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건물 에너지효율화(BRP) 사업, 에코마일리 등 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기반이 되는 주요 사업들을 시행했다. 2009년에는 서울에서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전 세계도시들과 기후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했다.

정부는 2015년 파리협정에 따른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라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이듬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법)'을 제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시는 2021년 1월 '2050 온실가스 감축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같은해 9월 '서울비전 2030'을 통해 '스마트에코도시 서울' 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월 2026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3461만톤 감축을 목표로 한 '기후변화대응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2005년 대비 30% 감축한 수치다.

또 지난해 7월 서울시 탄소중립 조례를 제정하고 서울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탄소중립 정책 추진을 위한 이행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시, 서울시의회, 자치구가 한뜻이 돼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의 '2050 탄소중립 원팀 서울 출정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서울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후위기 대응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시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289만톤으로, 2005년 대비 약 13%의 온실가스가 줄었다. 경제성장, 건물 연면적 증가, 가구 수 증가 등 다양한 배출량 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시가 선도적으로 발굴한 정책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로 이어졌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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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창작센터 /중구 홈페이지 캡처
◇노후 건물 온실가스 감축 나서…'저탄소건물 100만호' 등 실시
건물과 차량 통행량이 많은 대도시 특성상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건물이 71%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교통(18%), 폐기물(7%)이 뒤를 이었다. 때문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전체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건물·교통 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이 핵심 관건이다.

특히 서울시내 3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은 28만동으로, 전체건물(58만동)의 절반을 차지한다. 노후건물은 신축건물보다 단위 면적당 두 배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어 노후건물에 대한 에너지효율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2026년까지 노후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저탄소건물 100만호'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노후 공공건물 1000곳, 노후 민간건물 62만8000곳, 에너지취약계층 7만1000곳에 대해 노후 설비 개선, 보조금·무이자 융자 등을 지원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시 소유건물인 탄천물재생센터, 남산창작센터를 제로에너지건물(ZEB)로 전환을 완료했으며, 북부기술교육원은 ZEB로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준공한 남산창작센터는 44억의 사업비를 투입해 건물에너지효율등급1++을 획득하는 등 에너지 소요량을 77% 이상 높였다. 아울러 기후위기에 취약한 어르신이 이용하는 경로당 약 60곳을 저탄소건물로 전환하고, 어린이집·보건소 약 300곳의 에너지 성능을 30% 이상 개선했다.

민간 건물에너지효율화(BRP)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BRP 사업은 준공 후 10년이 지난 노후주택이나 건물에 대해 단열창호·단열재·보일러·조명·환기설비 등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공사를 할 경우 공사비의 100% 이내에서 무이자로 융자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약 7600개소의 에너지 성능개선을 진행해 2만5000TOE(석유환산톤·1톤의 석유를 완전연소시킬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량)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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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 /서울시
◇2026년까지 전기차 10% 시대 목표…충전 인프라 구축
시는 2026년까지 전기차 10%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차 구입 장애요인으로 꼽히는 충전기를 22만기로 늘려 '생활권 5분 전기차 충전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최근 2년간 전기차 4만5000여대를 보급해 2020년까지 누적 보급한 대수의 약 1.5배를 보급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시민 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끼치는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과 운행거리가 긴 택배 화물차 등을 전기차로 집중 교체했다. 시는 주택가 등에서 소음과 매연을 일으키는 신규 택배용 화물차와 배달용 이륜차를 2026년까지 100%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충전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QR코드로 전기차 충전 비용을 결제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충전기에 사물 인터넷 주소를 도입해 충전기 위치를 찾는 등 기업과 함께 다양한 신기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온 연말까지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충전에서 정산까지 자동으로 해결하는 오토차징 서비스, 무인 로봇 충전기 등 충전 신기술 보급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인근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는 전국 최초 기후변화대응 조례를 만들고, 정부보다 한발 앞서 기후예산제를 도입하는 등 선도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으로 모범을 보여왔다"며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서울의 특성에 기반한 건물, 수송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기후재난의 피해를 예방·최소화하기 위한 기후위기 적응대책도 강화해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아람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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