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정상회의 개최의 외교적 함의는 가볍지 않다. 그간 쿼드는 장관급 회의만 열렸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는 첫 다자 정상회의로 격상됐으니 아시아·태평양 전략 구심점으로서의 역할도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회의의 조기 개최는 중국 견제가 미국의 최우선 과제임을 새삼 드러낸다. 쿼드는 사실상 중국을 집단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반중(反中) 포위망이다. 쿼드 4개국이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에 대항키로 했다는 소식이 벌써부터 들린다.
쿼드가 앞세우는 의제는 기후변화, 팬데믹 등 지구적 공통 관심사이다. 하지만 북핵과 안보, 경제협력 등 우리의 국익과 직결된 사안들이 대거 의제로 다뤄질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더불어 북핵을 포함한 방위협력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일본에서 흘러나온다. 우리가 쿼드 회의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 정부는 그간 중국을 의식해 쿼드에 한국 등을 추가하는 이른바 ‘쿼드 플러스’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비쳐왔다. 하지만 점점 커지는 쿼드의 역할을 감안할 때 재고가 필요하다. 최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한 인사가 사견임을 전제로 ‘한국 정부가 쿼드 플러스 합류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한 것은 고무적이다.
대미 관계 강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쿼드 참여는 검토할 만하다. 동맹 복원을 외치는 바이든 행정부에 혈맹으로서 협력의 손길을 내밀고, 그 대신 북핵 등에서 미국의 협력을 받아내는 빅딜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북핵 해결 등에서 사사건건 마찰음을 내는 일본 변수도 차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