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28일 내놓은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 따르면 전국에 약 3만3000여개의 노래방이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 첫 노래방은 1991년 등장했다. 일본 관광객 등을 타겟으로 1980년대 이미 ‘가라오케’ 기기를 도입한 술집이 있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노래방은 1991년 4월 부산의 한 오락실에서 시작됐다. 1999년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고 청소년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노래방은 전국 어디에서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여가활동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전국의 노래방 수는 2015년과 2016년 코인노래방 열풍으로 증가한 해도 있었지만, 2011년 약 3만 5000개를 정점으로 감소세가 진행중이다. 특히 작년의 경우 노래방이 등장한 이후 가장 적은 766개의 신규 등록이 이루어졌으며 올해 5월까지의 신규 등록도 29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315개에 비해 감소했다.
2015년 이후 여가의 개인화와 같은 소비트렌드 변화 흐름을 타고 1인 가구 밀집지역과 번화가를 중심으로 코인노래방이 빠르게 증가했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방을 채워넣을 수 있고 관리가 수월한 코인노래방은 수익성 확보측면에서 유리해 2017년에는 신규 등록이 778개에 달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신규 등록이 409개로 감소하면서 코인노래방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래방은 회식의 2차 코스로 애용되고 있는데, 직장인들의 회식 감소와 회식 문화 변화는 노래방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스크린골프 등 노래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의 증가 역시 노래방 수요에 위협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여가의 개인화라는 트렌드의 변화로 기존 대형룸 위주의 노래방 선호가 감소하고 있으며 상당수 노래방들의 시설이 노후화된 것도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노래방은 상권에 민감한 업종으로 상권의 확장과 활성화에 따라 노래방 수가 변화하고 상권 성격에 따라 주요 고객군이나 피크시간대 등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
상권 종류에 따라서 노래방 영업 특징이 다르게 나타났다. 여의도와 광화문역 일대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 이용되는 ‘마포음식문화거리’는 오피스 상권 노래방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송년회식이 많은 12월 매출이 평월의 1.5배에 달하고 있으며, 금요일 이용고객이 많고 일요일은 적다. 직장인들이 퇴근한 이후인 오후 7시부터 고객이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9시에서 새벽 1시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된 고객은 40대와 50대 초반으로 이들의 비중은 51.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학 상권인 ‘신촌’의 경우 ‘마포음식문화거리’와는 다르게 신입생이 들어오는 3월 매출이 높으며 일요일에 방문하는 고객수가 상당하다. 20대 초반이 전체 고객의 5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전 11시 이후부터 방문 고객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저녁 9시~11시 피크를 기록하고 아침 7시까지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 교통환승의 중심지로 오래된 번화가가 있는 수유역의 ‘강북종합시장 주변’은 아침 5시 이후 오전에도 고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45세 이상 연령층이 주로 찾고, 일요일 고객이 평일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역’의 경우 도로를 경계로 상권이 다양하게 구분된다. 서쪽은 주거지역의 영향을, 동쪽은 직장인 회식상권의 영향을 일부 받고 있으며, 북쪽은 학생들이, 남쪽은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이들 변수의 조합으로 노래방 운영이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택수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회식문화의 변화, 소비의 개인화 등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소비트렌드 변화로 이해된다”며 “노후화된 기존 노래방들은 소비지형의 변화에 따라 수요가 줄고 있어, 고급화나 체인화, 특화된 서비스 제공과 같은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