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연극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로 돌아오는 손숙. |
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60~70대 관록의 노배우들이 연극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다음달 5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는 나이 일흔의 원로 여배우가 데뷔 50주년 기념공연을 올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담는다.
손숙은 이 작품을 통해 50년간 연극을 해온 한 여배우가 자기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손숙과 함께 ‘연극계 산증인’으로 손꼽히는 배우 박정자(71)는 지난 4월 연극 ‘안티고네’에 이어 이달 중순 개막한 2인극 ‘백조의 노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연극 '백조의 노래'에서 70대 남자배우를 연기하는 '연극계 대모' 박정자. |
내년이면 70대가 되는 배우 오영수(69)는 70대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배웅’ 무대에서 마치 자신의 얘기를 하듯 자연스럽게 관객과 만나고 있다.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에서 오영수는 전직 외항 선장 ‘봉팔’ 역을 맡아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같은 병실을 쓰게 된 국어교사 출신 ‘순철’과의 진한 우정을 그린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는 명계남(61)은 연극 ‘콘트라베이스’를 통해 3년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명계남은 내달 14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을 통해 어느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고뇌를 그린다.
그는 이 작품에 이어 9월 오태영 작가의 신작 ‘1번. 혹은 전설의 고향’, 연말에는 이윤택 연출가의 ‘파우스트’에 출연할 계획이다.
연기인생 50주년을 맞이한 이호재(72)도 2월 연극 ‘에이미’에 이어 지난달 ‘채권자들’을 통해 만개한 연기 세계를 선보였다.
이처럼 연극판에서 유독 노배우들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에 관해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연극은 뮤지컬, 퍼포먼스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길어 실력과 연륜을 갖춘 노배우들이 많다”며 “또한 이러한 실력파 노배우들이 좋은 작품에 설 수 있게끔 무대 환경도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 공연평론가는 “관록이 넘치는 노배우들은 관객에게 훨씬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관객과 배우 간의 소통이 중시되는 연극무대에 자주 오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극 '콘트라베이스'로 돌아온 배우 명계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