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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이자람이 들려주는 뚱뚱한 백수 처녀의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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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3. 06. 28. 08:50

[전혜원의 예술가의 초상]‘사천가’로 판소리 편견 깬 이자람
내달 충무아트홀에서 '사천가' 공연 선보이는 만능 소리꾼 이자람.


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올해초 포털사이트 NHN의 네이버뮤직을 통해 온라인으로 전세계에 생방송된 ‘이자람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 공연은 3만8000여명이 접속하는 쾌거를 올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모바일기기 시청비율이 83%로 압도적이었지요. 이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보는 젊은 층이 ‘사천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이는 꽃미남 연주자들인 리처드 용재 오닐&임동혁의 클래식음악공연 중계가 3만명이었던 것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죠. 때문에 NHN조차 예상치 못한 성과였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방송에 적힌 관람평을 보면 “판소리가 재밌는지 처음 알았다” “아무 생각 없이 눌렀다가 푹 빠져들어서 봤네요” 등 판소리를 본 적은 없지만 막상 보니 너무 재밌다는 반응들이 일색이었습니다.

이자람의 ‘사천가’는 오프라인 공연에서도 판소리치고는 고무적으로 전회 매진 사례로 화제를 불러모은 공연입니다.

20세기 서양연극사를 대표하는 희곡작가이자 연출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21세기 한국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작품이지요.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이 주인공으로, 외모지상주의와 무한경쟁, 청년실업, 학력지상주의, 선을 강요하면서도 돈과 권력과 명예를 미덕으로 삼는 위선 등 현재 대한민국의 우스꽝스럽고 한심한 세태를 꼬집어 얘기하고 있지요.

“나는 착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은 나를 그렇게 두지 않는다”는 순덕의 모습은 결국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착하게 살기는 하늘에 별따기/아무리 노력한들 세상 살기 어려워요/저는 너무 뚱뚱해서 취직하기 어렵고요/어디 알바라도 하고 싶지만 뚱뚱한 여자는 아르바이트도 힘들어요/국민소득 2만불인들 배고픈 건 여전하고요/미분양아파트가 넘쳐나도 내 몸 뉘일 곳은 없어요/착하게 잘 살고 싶지만 모든 게 그렇게 비싼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나요.” - ‘사천가’ 중 순덕의 소리 한자락.

이러한 ‘사천가’를 직접 만들어내고 들려주는 이자람은 소리꾼, 작, 작창, 음악감독, 아마도이자람밴드 리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방위적 예술가’입니다.

이자람의 ‘사천가’는 내달 9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장기공연됩니다. 판소리는 워낙 체력소모가 많은 공연이어서 장기공연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항상 공연기간이 너무 짧고 전석 매진이 되다보니 장기공연 요청이 계속 들어와 이번에 시도하게 됐다고 하네요. 특히 이번에는 젊은 소리꾼 이승희, 김소진 등이 함께 참여해 3인 3색의 ‘사천가’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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