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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파는 카드사, 대출채권매매익 3년새 183%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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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04. 29. 17:58

경기 악화속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
지난해 대출채권 팔아 6320억 이익
업계 건전성 관리 차원 선제적 대응
카드사들이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채권을 매각해 벌어들인 이익이 최근 3년새 183% 증가했다.

이 이익은 카드사들이 일정 기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선제적으로 매각해 벌어들이는 수익이다. 최근 들어 치솟는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연체 채권을 매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카드사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 부실 대비를 위한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온 탓에 수익성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실적 발목을 잡는 부실채권을 오래 갖고 있기보다는 매각을 통해 일부 수익을 보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실채권 매각에도 내수 회복이 더딘 모습이어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대다수다. 대출채권을 매각해 연체율 방어에 나섰음에도 카드사 연체율은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카드사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6320억원으로 전년(5848억원) 대비 8% 증가했다. 3년 전인 지난 2021년(2230억원)과 비교해서는 183%의 증가세를 보였다.

카드사별로 신한카드가 1651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카드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전년 동기(1070억원) 대비해서는 54% 늘었다. 신한카드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지난 2021년 1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되기에 앞서 부실채권을 매각한 영향으로 관련 이익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승하는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부실채권을 선제적으로 매각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출채권 매매이익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였다. 전년 동기(834억원) 대비 95% 증가한 1628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현대카드 역시 연체율 관리를 위한 부실채권 매각에 따라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1239억원, 우리카드 989억원, 하나카드가 474억원 등의 부실 대출채권 매각이익을 올렸다. KB국민카드는 전년 수준인 338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았다.

카드사들이 대출채권을 파는 건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부실채권을 많이 보유할수록 연체율이 높아지는 만큼, 일부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크게 늘어난 건 서민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드사들이 매각하는 건 연체가 시작된 대출채권인 만큼, 돈을 갚지 못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카드대금, 할부금, 리볼빙,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65%로 전년 말(1.63%)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대출채권 매각을 통해 연체율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이 오르는 걸 막지는 못한 셈이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도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도 건전성 관리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올라가다보니 부실채권을 상각해 이익으로 전환하는 형태가 가장 많이 활용된다"며 "대출채권매매이익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경기가 안 좋아지고 연체율이 올라갔다는 의미여서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상각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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