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로 출퇴근 시민들에겐 불편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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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획은 500개 도로의 일부 구간을 지정해 차량 통행을 막고, 아스팔트에 나무를 심는 등 녹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지자들은 이 계획이 파리를 보다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이 계획이 도시 내 이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파리 시민과 교외 주민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이번 계획은 재선 도전을 포기한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의 마지막 야심찬 정책이다. 특히 그녀가 강조해 온 '15분 도시'를 실현시키기 위한 핵심단계에 해당한다. '15분 도시'는 시민들이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해 15분 이내에 필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개념이다.
파리시는 이와 관련 시민들의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16세 이상 시민들을 대상으로 파리 20개 구(區)에 각각 5~8개의 새로운 녹지 공간과 보행자 전용 도로를 도입하는 계획에 대해 동의 여부를 묻는 방식이다.
앞서 이달고 시장은 2023년에는 공유 전동 킥보드 금지안을, 지난해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 공해 유발 차량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안을 투표에 붙여 통과된 바 있다.
이달고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547km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하고 수만 개의 도로변 주차 공간을 없애는 등 파리의 공기 오염을 줄이는 방식으로 교통 체계를 대폭 변경해왔다. 이에 따라 2011년 이후 파리의 자동차 통행량은 40% 이상 감소했다.
이달고 시장의 정책은 해외에서 찬사를 받았지만, 프랑스 내에서는 논란이 많았다. 특히 도심 내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은 시민과 교외에서 출퇴근해야 하는 시민 간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이번 계획에 반대하는 측은 이번 투표가 실질적인 녹지화 정책보다 숫자에만 초점을 맞춘 보여주기식 정책이 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