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박근혜 땐 2~3개월 내 결론
헌재 탄핵 인용 4월 대선 땐, 野 유리
與 '李사법리스크 변수' 일정지연 노려
尹 기소시 탄핵심판 정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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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제출받아 '2024헌나8'이라는 사건번호를 부여한 뒤 곧바로 정식 심리에 착수했다. 헌재는 16일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주심 재판관을 전자 배당으로 확정하고 전반적인 사건처리 일정을 논의한다.
헌재법에 따라 헌재는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 다만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인 만큼 국가적 혼란을 감안해 실제 심리 기간은 그보다 짧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전례를 보더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63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91일 만에 결론이 났다.
만일 헌재가 노 전 대통령의 심리와 비슷하게 두 달 정도의 속도전으로 진행된다면 벚꽃이 피는 4월 중순께 '벚꽃 대선'이 가능해진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일정을 고려해 빠른 대선을 선호하는 야권이 현재로서는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다. 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에 내란죄를 핵심사유로 비상계엄의 위헌성에 초점을 맞춘 것도 그만큼 헌재의 심리 기간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5~6월 '장미 대선' 시나리오도 함께 거론된다.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시간을 두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다. 내년 상반기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위증교사 2심 선고가 이뤄질 거라 예상되기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최대한 대선에 활용해야 하는 여권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스케줄이다. 아울러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후보 3인(조한창·정계선·마은혁)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 중이고,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내년 4월 종료된다는 점도 심리 지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측이 법정 심리 최장 기간인 180일을 다 채우는 전략을 택한다면 7~8월 '장마·폭염 대선' 시나리오도 배제할 순 없다. 윤 대통령이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될 경우 탄핵심판이 재판부의 재량으로 정지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헌재법 51조는 '탄핵 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윤 대통령 측이 이를 근거로 지연 전략을 펼 수 있다. 앞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손준성 검사장 역시 고발사주 의혹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 조항에 따라 1년 가까이 탄핵심판 절차가 중지된 상태다.
물론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차기 대선은 2027년에 정상적으로 치러진다.
◇정치 원로 "정치 실종상태 회복 위해 개헌 필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치 원로들은 헌재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정치권에서 정치의 실종 상태를 회복하고, 개헌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해소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여야가 빨리 합의를 도출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똑같은 일이 반복돼 복수의 세월이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이런 혁명적 분위기에서는 헌법을 고쳐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가능하다면 여야가 거국중립내각을 합의해야 할 것"이라며 "또 빠른 시일 내 여야 합의에 의한 원포인트 개헌으로 4년제 중임와 양원제 내지는 이원집정부제를 시행하는 등의 구조에 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3개월 안에 개헌을 하고 대통령을 뽑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