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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봉한 '레드 원'은 내용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계절 특선 상품'이다. 성별 불문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절 특선 상품'답게 훈훈한 가족애를 바탕으로 판타지에 액션과 코미디를 토핑으로 얹었다. 또 이걸로 성에 안 찼는지 근육질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과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투톱으로 나서고, '위플래쉬'의 성격파 배우 J.K 시몬스와 '미녀 삼총사'로 익숙한 루시 리우가 뒤를 받치는 등 호화 캐스팅까지 앞세운다.
이렇듯 포장만으로는 그럴싸하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부실한 내용물로 어렸을 적 우리를 실망시켰던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시킨다. 값 비싼 부속품으로 조립된 기계라고 해서 반드시 성능이 뛰어나지 않은 것과 흡사한 이치다.
밋밋하기 짝이 없는 주요 캐릭터들부터 우선 재미를 깎아먹고 들어간다. 눈썹과 가슴 근육 움직이기 말곤 별로 보여줄 게 없는 드웨인 존슨이야 그렇다 쳐도, 드라마와 액션 모두 소화 가능한 크리스 에반스마저 존슨과 비슷한 수준의 인물 해석에 그치는 것은 아쉽다 못해 실망스럽다. 칠순을 앞둔 나이에 근육질 상반신을 뽐내는 산타클로스로 변신한 J.K 시몬스가 고군분투하지만 영화 전체를 이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웃을 만하면 갑자기 액션이 튀어나오고, 긴장할 만하면 웃음을 강요하는 극 구성 또한 패착들 가운데 하나다. 각각의 시퀀스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데, 개별적인 재미를 안겨주는데만 집중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
물론 장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엄청난 기동력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기민한 몸놀림으로 하룻밤동안 전 세계를 돌며 선물 배달을 마치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재미있는 볼 거리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