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기념해 기독교 역사 순례 사업 등 준비
"에큐메니컬 실천...진리대로 사는 교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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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감독을 지낸 안산 꿈의교회 김학중 담임목사는 NCCK 100주년 기념사업특별위원장이다. 최근 만난 그는 NCCK의 지난 100년이 믿음 아래 종파·인종·지역을 넘어 사랑으로 연합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그와 NCCK 100년을 주제로 나눈 대화다.
-NCCK의 지난 100년 역사 중 특히 의미 있었던 일은.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로 1977년 공동번역 성서를 출간한 일이다.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성서의 종교다. 그런 점에서 천주교와 개신교 함께 모여, 함께 번역하고, 함께 볼 수 있는 성서를 출간한 일은 가장 본질적인 연합을 이룬 의미가 있다. 두 번째는 2016년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께서 NCCK 회장이 된 일이다. 이분은 그리스 출신의 외국인이다. 하지만 NCCK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배척하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회장을 세웠다. 이 일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한 종파와 인종, 출신 지역도 장벽이 될 수 없다는 연합의 원칙을 보여준 사건이다."
-NCCK는 에큐메니컬 정신 실천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
"17세기 마르코 안토니오 도미누스 대주교의 '본질에는 일치를, 비본질에는 자유를, 모든 것에 사랑을' 이 구절 안에 에큐메니컬 정신의 의미가 다 담겼다. 우선 에큐메니컬 정신은 본질적인 예수 그리스도 복음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진리를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복음과 진리를 현실에서 구체화하는 방식과 전통은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연합하는 것이 에큐메니컬 정신이다. 이러한 에큐메니컬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NCCK는 사회의 부조리와 대립, 차별과 폭력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또 소외된 이웃과 약자에 관해선 사랑과 희망의 손길을 내밀어 왔다. 구체적으로 1970년대에는 인권운동에 힘썼고, 19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에 힘썼다. 1990년대 이후로는 통일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기후 위기 극복과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위해 활동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NCCK의 활동을 신학적 관점에서 설명해달라.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과 어울리셨고 친구가 되셨다. 하나님이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려주려는 뜻이었다. 물론 예수님도 세리와 죄인의 죄를 그냥 덮어주자고 주장하신 적은 없다. 다만 그 잘못된 길을 돌이키게 하는 방식에 있어서 처벌하고 차별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생각하셨다. 오히려 '하나님이 당신들을 이만큼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죄로부터 돌이키게 하는 것이 예수님의 방식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볼 때는 소외되고 보잘것없는 약자라도, 하나님의 눈에는 구원받지 못할 이유가 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누가 그들에게 하나님의 이 마음을 전해야 할까. 최소한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게 맞다. 그런 점에서 NCCK가 하고 있는 일은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들의 편이 되는 것이다. 그들을 위해 행동하는 일이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
-NCCK 100년 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이라면.
"우선 지난 100년의 발걸음을 정리하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가 출판됐다. 또 CBS와 함께 기독교사회운동 및 에큐메니컬 운동 100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누구라도 쉽게 보실 수 있도록, 온라인 아카이브도 만들었다. 특별히 다음 세대에 한국기독교의 아름다운 역사를 전하기 위해 역사순례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아울러 NCCK 10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를 열어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과제도 살펴보았다. 하지만 할 일이 남았다.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사업은 '한국기독교 역사 순례' 프로그램이다. 한국기독교 역사 현장 100곳과 인물 100선을 선정해 전국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 이 작업을 완성한다면 다음 세대에 한국기독교의 위대한 역사를 더 쉽게 전할 수 있게 된다."
-무종교인이 늘고 있다. 탈종교화 시대 NCCK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왜 과거보다 무종교인이 늘고 있는지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인간의 마음에는 늘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죽음 뒤에는 어떻게 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종교가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기 때문에 종교를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그럴듯하고 시원한 대답을 제시하려면 말을 넘어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종교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그리스도인만큼은 우리가 믿는 진리에 관해 말을 넘어서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NCCK가 진리대로 사는 삶의 모델을 제시하는 선구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탈종교화 시대에서도 기독교만큼은 인정받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갈수록 사랑이 사라지고,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사회에 교회가 한 줄기 희망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모습만 보인 것 같아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 신앙의 선배들이 걸었던 길만 잘 따라갔다면 기독교가 지금처럼 비난받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저부터 다시 그 길을 잘 걷겠다. 이익을 탐하기보다 사랑과 진리를 따르고, 희망을 전하는 교회가 되겠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을 밟으며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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