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로 시간을 빚어 찬란한 금빛 꿈 담아
|
4일 갤러리 대겸에 따르면 1965년 서울출생인 김순철 작가는 1987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38회, 국내외 아트페어 및 기획전 300여회를 전시한 중견작가이다.
이번 전시 About wish로 작가는 실로 엮는 담담한 바람들을 담는다.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행위의 흔적들은 끊임없이 거듭되는 일상의 짧고 긴 호흡이며 무의식에 감춰지거나 억눌린 상처의 기억들이다. 느리지만 오래된 감정들과 교감하는 시간들이며 드러나는 형상에 자신을 투영해 돌아보게 한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지루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겹겹이 얽힌 미세한 감정의 결들을 드러내는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마음을 서서히 비워내는 심적 평형의 상태에 이르게 한다. 이렇게 느릿한 시간들은 섣불리 풀어버리지 못하는 내밀한 속내를 삭히는 치유(治癒)와 자정(自淨)의 시간이기도 하다. 더불어 자신으로의 관찰과 의식의 집중, 그리고 명상적인 눈으로 자신과 세상을 읽게 하며, 무언가 담길 수도 있고 비워질 수도 있는 내면의식의 변이를 함축한 심상의 표현방법이다.
작가의 작업에서 바느질의 반복의 의미는 들추어 비워내고 정련하는 자신과의 소통의 방법이다. 힘을 가해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구멍을 통해 화면의 앞면과 뒷면을 이어 왕래하며 실을 쌓아가는 한 땀의 바느질은 차마 풀어 떨쳐 버리지 못하는 내밀한 자신과의 소통의 언어이다. 그것은 단순한 행위지만 외연과 오랜 기억 속에서 상처로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무의식의 내면을 끌어내어 같은 시간상에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한다. 느리지만 감정을 정련하고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자신과의 대화의 방법이다. 담담한 일상의 바람을 주제로 하는 'About Wish'라는 일련의 작품들의 작업과정에서도 결과보다 그 오랜 과정에 의미가 있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소망이 아니라 자신을 비워내고자 하는 자신과의 소통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갤러리 대겸은 공간과 사람에 대한 철학을 담았다.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함과 독립감을 느낄 수 있는 갤러리, 도심과 너무 떨어져 있지는 않으나 고즈넉한 어촌 마을을 느낄 수 있는 갤러리로 독립적인 공간에서 자연 그리고 미술과의 대화가 계속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갤러리 대겸 관계자는 "순수예술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기존 갤러리와는 다르게 쇼룸형태의 공간을 부여함으로써 수요자에게 일상과 유사한 환경에 예술품을 배치를 예상하는 차별화를 둔다"라며 "지역 사회의 유능하고 젊은 작가의 높은 예술성을 발현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고 작품의 대중화를 확대해 획일적이고 독과점적인 미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와의 성장과 공존을 함께하며 기다리는 예술에서 찾아가는 예술 시장을 창출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