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엘리트 체육의 현실, 아이들은 어디로 가나

기사승인 2024. 10. 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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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연정경기장서 열린 테니스대회 학부모와 코치가 대회운영
체육회와 교육청은 수수방관…제2의 오예진은 '머나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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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체육회(위)와 제주도교육육청 전경./정원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지방 체육회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월 공개된 제주도체육회에 대한 감사 결과는 제주 체육이 처한 심각한 문제들을 보여준다. 연봉과 훈련 수당 지급 방식이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회계 오류를 넘어 조직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며, 제주도 스포츠 관리의 전문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주도체육회 본래의 목적인 도민의 건강 증진과 체육 인재 육성에서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주도교육청의 문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학생 수 감소와 예산 압박 속에서도 체계적인 지원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 엘리트 체육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실제로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체육 교육의 질은 점점 더 저하되고 있다. 이는 제주도의 체육 인프라와 관련 정책의 실효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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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을 즐기고 있는 제주시내 동호인들(위).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 연정테니스 구장.
9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제주시 연정테니스구장에서 열린 테니스 대회는 제주도체육회와 제주도교육청의 관리 부실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로 남았다.

대회의 운영을 맡은 제주시테니스협회에서는 우천으로 인해 대회진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발빠르게 진행하고자 고군분투 하였으며, 대회에 참가한 학부모들과 지역 코치들은 아이들의 대회참가를 위해 자청하여 협회를 지원하며 제주에서 열린 엘리트테니스대회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연정구장 옆에 위치한 도체육회에서는 이런 어려운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끝날 때 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대회의 운영은 학부모들과 지역 코치들이 자청하여 맡았다. 이러한 상황은 제주도내 엘리트체육 행사가 얼마나 소외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학부모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이야기들은 더욱 참담하다. 학생들과 부모들은 제주도에서 엘리트 체육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내에서 열리는 테니스 대회 같은 이벤트는 지역사회의 지원 없이 학부모와 자원봉사자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제주도의 스포츠 정책이 얼마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주는사례다.

제주도체육회와 제주도교육청은 이제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 이상 구호에만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체육환경 개선을 위해 투명한 운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원과 개선안을 제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제주도체육회 및 교육 당국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조속히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한다. 제주도를 진정한 스포츠 교육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첫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다.

그들이 내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제2의 오예진을 꿈꾸며 열심히 꿈을 키우는 선수들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제주 출신인 오예진은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제주는 물론 한국을 세계에 빛냈다.

이제는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는 단계를 넘어 실행을 해야 할 때다. 모든 관련 기관이 책임감을 가지고 현 상황을 직시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만, 제주도의 스포츠와 체육교육이 진정한 의미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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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체육회관입구. 제주출신 올림픽선수단의 선전을 응원한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정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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