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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최대수출국 러시아 곡물 작황 부진…국제곡물가 들썩

이상기후로 최대수출국 러시아 곡물 작황 부진…국제곡물가 들썩

기사승인 2024. 10. 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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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농업부 "전국 가뭄, 시베리아 홍수, 메뚜기떼까지…"모래에 씨 뿌린 셈"
전쟁으로 가스가격 폭등에 비료 생산 70% 줄어든 유럽, 러시아산 수입 급증
러시아_곡물
옥사나 루트 러시아 농업부 장관(왼쪽)과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 미하일 코튜코프가 8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청사에서 만나 심각한 표정으로 곡물위기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타스, 연합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3% 상승했다고 밝힌 가운데, 세계 최대 밀 수출국가인 러시아도 이상기후로 밀 농사가 암울한 전망을 보이고 있다.

국제기구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가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으며, 물이 5년 연속 정상 수준 이하로 저수지로 유입되고 있어 농업과 생태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옥사나 루트 러시아 농업부 장관(부총리)은 지난 7일 러시아 북카프카스 크라스노다르의 도시 겔렌드직(Gelendzhik)에서 열린 바이오포럼에서 "올해 겨울 작물 파종은 수분 부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루트 장관은 "러시아 전역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00만 헥타르에 겨울 작물들을 파종할 계획인데, 건조한 날씨 탓에 사실상 모래에 씨를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겨울 작물을 파종하는 여러 지역에 지난 4월 이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루트 장관은 "2000만 헥타르의 겨울 작물을 심을 계획이지만 문제는 물이 부족한 가운데 묘목이 과연 싹을 틔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농업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서리가 잦았고 4월부터는 가뭄이 시작됐다. 초봄에 시작된 가뭄은 10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4월 이후 아예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시베리아에서는 4월초 홍수로 막대한 대지가 물에 잠겼다. 수개월동안 물난리를 수습하지도 못할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었다. 홍수 피해를 다 수습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남부 지역에서 메뚜기떼가 습격했고, 지난 주에는 러시아 남부지역에서 모래바람이 일면서 수확을 앞둔 농작물을 모조리 덮어버렸다.

루트 장관은 "올해는 정말 기후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한꺼번에 쇄도했는데, 이런 해가 이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끌끌 찼다. 오죽하면 "비와 번개의 신인 엘리야에게 기도해야 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일간 인테르팍스는 10일 러시아 농업부가 2024년 러시아의 곡물 수확량에 대한 조정된 예측 수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농업부는 올해 밀 작황은 8400만톤, 곡식 전체로는 1억320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인구는 36억명이며, 2050년에는 이 숫자가 50억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 세계의 강이 30년 만에 기록적인 속도로 말라붙어 전 세계 물 공급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농업부는 이런 지구촌 일반의 기상이변이 러시아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로부터 밀 수입이 불안정해지면서 자체적인 밀 수확을 극대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식량자급 비중을 늘리려고 러시아로부터 비료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광물정보기관은 최근 "지난 8월까지 러시아에서 EU국가로의 비료 수출이 전년대비 무려 4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이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파괴된 결과 가스 가격이 상승, EU 비료 생산 능력의 약 70%가 폐쇄됐다.

천연가스에 함유된 메탄은 질소비료의 주요 원료다. 그 결과 2년에 걸쳐 유럽내 러시아 비료 점유율이 13%에서 21%로 증가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값이 싸진 러시아 칼륨 비료 유럽 공급량도 2.6배나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EU 내 러시아 비료의 최대 구매자는 폴란드와 프랑스, 독일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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