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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최근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이 국민권익위 부패 신고 등으로 외부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방심위 직원이 민원인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방심위 청사와 일부 직원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방심위 민원인 가족관계 불법사찰 사건'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법률검토를 거쳐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 공무상비밀누설죄, 허위사실 명예훼손죄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원 사주' 의혹은 류 위원장이 가족 등을 동원해 방심위에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와 이를 인용한 보도들을 심의해 달라고 민원을 넣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한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 경위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특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뛰어넘는 '민원인 가족관계 불법사찰'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위는 "지난 2023년 12월 25일, MBC와 뉴스타파는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과 류희림 방심위원장 간 친인척 관계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며 "MBC는 방심위의 민원인 정보를 내부고발로 알게 된 것처럼 보도했는데, 방심위 직원들이 류 위원장 관련자들의 민원을 국회의원실에 신고했고, 이를 MBC가 입수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그러나 "방심위 민원 양식에 신청인 이름과 생일, 전화번호만 의무적으로 적게 돼 있다"며 "그런데 MBC는 민원인 가운데 류 위원장의 아들과 동생 부부, 처제 부부, 외조카까지 가족 6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동생, 제수, 처제, 동서, 외조카는 도저히 방심위 직원들이 구분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특위는 또 MBC 취재진이 류 위원장 동서의 직장까지 찾아갔다며 "처제와 동서가 집 주소를 적었다면 부부인 줄 알겠지만 직장을 알 수 없고, 만약 처제가 직장 주소를 적었다면 남편이 누구인지 알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관련 보도를 했던 MBC 기자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보자들이 자료를 어떻게 취합하고 가공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부 관계도를 파악한 부분이 자료에 실렸다"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즉, 류 위원장과의 친인척 관계는 MBC 등 언론 매체에서 자체 취재를 통해 밝혀낸 것이 아니라 이미 제보 과정에서 '정리'가 돼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위는 "정부 기관 내부자의 조력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당장 행정안전부나 경찰, 국정원과 같은 기관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특정 정치세력과 내통한 공무원이라면 얼마든지 공무원 지위를 남용해 가족관계를 조사해 외부에 넘겼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3년 12월 25일 뉴스타파와 MBC가 단독보도를 하자, 곧바로 다음 날인 26일 고민정 의원 등 민주당 과방위 소속 네 명 의원이 기다렸다는 듯 기자회견을 열어 '협공'을 펼쳤다"며 "분명 아주 신뢰할만한 '내부정보'가 결정적인 동력이 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앞서 지난 10일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공인제보자 색출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