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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국가 하늘까지 뿌옇게”… 국경 넘어 번진 볼리비아 산불에 남미 비상

“이웃국가 하늘까지 뿌옇게”… 국경 넘어 번진 볼리비아 산불에 남미 비상

기사승인 2024. 09. 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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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산이그나시오 지역에 산불로 인해 발생한 짙은 연기가 깔려 있다./파밀리아르 라디오TV
볼리비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국경을 넘어 브라질, 파라과이 등 이웃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클라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9일(현지시간) "강한 북풍이 불고 있어 볼리비아 산불의 연기가 최소한 10개 주(州) 상공을 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상생활에서 불편이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해가 예상되는 지방에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포함돼 있다. 포르모사와 코리엔테스 등 아르헨티나 북부지방엔 이미 자욱한 연기가 몰려와 가시거리가 평소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산불은 브라질과 파라과이 아마존까지 번졌다. 기상청은 "볼리비아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사실상 남미 전역을 덮고 있다"며 남풍이 일 것으로 기대되는 11일까진 연기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볼리비아는 산불이 번지면서 7일 전국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산불의 규모가 커져 이미 우리의 진화 능력을 벗어났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기 전부터 볼리비아 현지 언론엔 "불과 100m 앞이 보이지 않는다" "걷다 보면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뿌연 재가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등의 산불 발생에 따른 심각성을 지적하는 보도가 현지 주민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

볼리비아 정부에 따르면 현재 진화되지 않고 있는 화재는 총 72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64건이 볼리비아 경제에서 심장 역할을 하는 산타크루스에 집중돼 있다.

화마가 휩쓸어 잿더미가 된 피해 면적은 총 380헥타르에 이른다. 주요 외신은 산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대 피해는 초원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피해면적 가운데 산림은 150만 헥타르, 나머지 230만 헥타르는 초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화재의 대부분은 인재라고 한다. 이른바 태우기다. 농민들이 농지나 목장을 확장하기 위해 놓는 불이 번져 통제 불능 화재로 확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환경단체는 농민들이 놓는 불이 해마다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강력한 규제(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이에 대한 규제를 두고 있지만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관련 규제를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다며 "불법으로 불을 놨을 때 면죄부를 주는 규정과 불을 놓으라고 직간접적으로 장려하는 법이 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는 인터뷰에서 "불을 놓지 못하게 하면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강력한 규제에 반대한 바 있다.

볼리비아에선 해마다 화재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볼리비아에선 화재로 산림과 초원 330만 헥타르가 초토화됐다. 2019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30만 헥타르가 불에 탔다.

현지 언론은 "농민들이 놓는 불에 대한 규제를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며 규제를 거부하고 있는 정부에 전향적인 검토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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