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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몸집 키우는게 정답, 증권업계 거세지는 ‘양극화’

[기자의눈] 몸집 키우는게 정답, 증권업계 거세지는 ‘양극화’

기사승인 2024. 09. 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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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손강훈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증권사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2조39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자기자본 3조원 미만 증권사들의 경우 45.6% 급감했다.

특히 다올투자증권과 iM, SK증권은 적자를 기록했으며,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수익성에 발목이 잡혔다.

자본력을 내세운 대형 증권사들은 관련 부실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비, 비교적 충당금 적립 이슈에서 자유로워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관련 딜이 줄었으나, 위탁매매·자산관리(WM)·전통 IB(ECM·DCM)·채권운용 등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부동산 IB 수익 감소에 대응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본력으로 인해 올해도 여전히 충당금 적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 올 상반기 8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iM증권은 상반기에만 충당금으로 1509억원을 적립했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 자체가 감소한 것도 부동산 IB 중심으로 성장해 온 중소형사에겐 타격이 됐다.

문제는 증권사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부동산 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그렇다면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수익다각화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자본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리테일·자산관리·전통 IB 분야에서 대형사와의 경쟁은 쉽지 않다.

일부 증권사는 몸집키우기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위해 자회사 배당,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에 나서며 개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겼으며, 현재 사옥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대주주의 적극적 지원 등이 없는 한 결국 수익성을 통한 현금 창출로 자기자본을 확충해나가야한다. 다시 말하면 수익 다각화를 위해 몸집을 키워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익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중소형사에서 대형사로 올라선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출범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토스증권을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 주식거래 키움증권, 부동산 특화 메리츠증권, 해외주식 거래를 내세운 토스증권처럼 각자의 영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효율화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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