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채널 다각화로 편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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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채널을 다각화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전화 심사를 거쳐 신청 문턱을 높인 경쟁사들과 상반된 행보다. 덕분에 현대해상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손해보험업권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업계 최다를 기록했다. 덕분에 이자 감면액 규모도 주요 보험사 가운데 가장 크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고객들이 연봉 인상 등을 이유로 '이자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현대해상이 적극적으로 이자부담 경감에 나서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농협손보 등 9개 손보사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총 3075건이다.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줄었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해상이었다. 올 상반기 1700건의 금리인하 신청이 접수됐는데, 전체 손보사 가운데 55%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 가운데 수용된 건수는 547건(32.2%)이었다. 현대해상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을 통해 감면된 이자액은 1억6870만원이었으며, 평균 인하금리는 0.2%였다. 주요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해상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가 많은 이유는 비대면으로도 간편히 신청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일부 경쟁사들도 모바일이나 홈페이지로 금리인하요구 접수가 가능하지만, 유선 콜센터 상담을 거쳐야 최종 신청이 완료된다. 실질적으로 전화 심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콜센터, 영업점, 홈페이지,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라며 "모든 채널에서 신청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중간 유선 상담 단계가 없어 신청·수용건수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2019년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이지만, 금융회사들의 수용률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하지만 수용률 수치만을 두고 금리인하 수용 규모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청건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수용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용률이 높다고 무조건 이자 감면 금액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일례로 DB손보는 수용률이 62%로, 전년 동기(48%) 대비 높아졌지만, 이자감면액은 6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용률 수치 하나로만 금리인하요구권 실적을 판단하기엔 무리"라며 "업권별, 회사별로 대출 규모, 신청 채녈 현황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