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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품 품질·가격 비교정보 확인, ‘똑똑한 소비’의 첫걸음

[칼럼] 제품 품질·가격 비교정보 확인, ‘똑똑한 소비’의 첫걸음

기사승인 2024. 09. 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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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한국소비자원 원장
윤수현 원장
윤수현 한국소비자원 원장
2024년을 대표하는 주요 소비 키워드로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보는 '가성비(價性比)'와 바쁜 현대인의 업무·가사노동 시간을 줄여주는 '시성비(時性比)'의 추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사업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성은 커지고 많은 경우 소비자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표시·광고와 사용설명서 등에 의존해 제품을 평가·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꼼꼼한 소비자는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유튜브·블로그·카페 등의 제품 이용 후기 또는 온라인쇼핑몰 리뷰 콘텐츠를 통해 품질·가성비 정보 등을 추가로 찾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은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의 일방적 주장과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내용이 많아 신뢰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를 믿고 선택한 제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구매를 후회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오늘날 소비자는 다양한 정보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지만, 정작 소비자 관점의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과연 소비자의 합리적인 제품 구매·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는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을 한국소비자원의 제품 품질·가격 비교정보에서 찾을 수 있다.

2007년 '소비자기본법'의 시행으로 소비자정책의 패러다임이 '소비자 보호'에서 '소비자 역량 강화'로 전환됨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2012년 등산화를 시작으로 유통제품의 품질·가격 비교정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칫솔과 같은 작은 위생용품부터 각종 생활화학제품, 차량용품, 가전제품은 물론 최신 스마트워치에 이르기까지 다소비 제품을 비교 평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왔다.

최근에는 필수 소비재를 중심으로 연간 30건 내외의 비교정보를 생산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소비자정보종합포털 '소비자24' 사이트를 통해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건전지, 제습기 등을 시험평가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러한 품질비교 대상 품목과 시험평가 항목 선정 과정에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와 미국의 컨슈머리포트 같은 해외 비교정보를 분석해 반영함으로써 소비자의 공감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자체 시험연구 시설을 통해 제품별 핵심 품질과 안전성 등을 과학적으로 비교 평가하여 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한다.

아울러 친환경 소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점을 고려해 가전제품의 에너지 절감 효과, 생활화학제품의 용기재활용성 검증,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등 제품의 친환경성 평가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알림으로써 중소기업의 시장 경쟁력 제고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는 생산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소비자원은 언론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전통적인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유튜브 동영상, 뉴스레터 등으로 정보제공 채널을 다변화해 왔다. 또한 다소 전문적인 내용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포·모션 그래픽을 적용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핵심 성능, 가성비가 우수한 제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장짜리 '구매·선택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다. 핵심 내용만을 뽑아 시각화한 정보지로서 소비자가 구매과정 중 겪는 정보 탐색 시간을 줄여주고 고물가 시대에 현명한 소비를 돕는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 품질 비교정보를 접하고 활용해 본 소비자의 87%는 제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과정에 소비자원의 품질 비교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시험평가 역량을 강화해 그간 품질평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태블릿PC, 노트북, 휴대폰 등 디지털·정보통신 제품에 대한 비교정보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제공하는 품질 비교정보를 활용해 합리적이고 가치있는 소비생활을 하는 국민이 많아진다면, 기업 간 선의의 경쟁이 활발해지고 유통제품 전반의 품질 제고와 함께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는 선순환 시장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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