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안정화장치는 급여삭감, 청년 급여 깎고 노후 불안정”
보험료 차등 인상·자동재정안정장치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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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청년 단체와 노인단체, 시민단체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공적연금을 약화하고 제도신뢰를 파괴하는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9일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민연금 개혁안은 중장년 세대보다 청년 세대 보험료를 천천히 올리는 방식이다. 정부는 청년층이 높아지는 보험료를 더 오래내야 하는 만큼 이들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기대여명,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반영해 납부액과 수급액을 조절하는 자동재정안정장치를 도입해 지속성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이에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문유진 대표는 "같은 세대라 할지라도 그 안에는 이질성이 있다. 4050세대도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자영업자와 같이 보험료가 부담되는 계층이 있고 2030세대라고 하더라도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계층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 이번 개혁안은 세대 간 연대라는 국민연금 근본을 흔들뿐 아니라 세대간 형평은 물론이고 계층간 형평도 무시한 개악"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자동안정화장치는 급여삭감을 가져온다. 청년을 위하는 척하며 청년들 급여를 깎고 노후를 불안정하게 한다"며 "청년들은 부모세대가 빈곤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공론화과정을 무시한, 시민 의견을 무시한 개혁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노년유니온 고현종 위원장은 "50대에 실직하면 아이들이 고등학생, 대학생이므로 자녀 부양을 해야 하는데 소득 없고 연금도 받지 못하는 빈곤에 처해 가정불화로 인한 이혼도 급증한다"며 "비정규직 약 820만명의 59%가 50·60대다. 요양보호사, 아파트 경비, 건설현장에서 일일노동자로 전전하는 50대에 보험료를 더 많이 더 빨리 부과하겠다는 건 현실 삶을 모르는 대통령의 안일함"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노인빈곤 세계 1등에서 벗어나는 길은 연금 하나로 노후가 가능해야 한다"며 "연령별 차등 보험료 부과 철회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양대 노총 등 300여개 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가장 큰 문제는 연금개혁에 있어 본질적 사안인 노인빈곤율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향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대통령은 재정안정성 강화만 내세웠다. 최악의 노인빈곤율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면 시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얻은 해답인 국민연금 중심의 공적연금 강화를 이토록 쉽사리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연금개혁의 결정적 국면마다 개혁을 무산시켰던 '구조개혁'에 관한 구체적 방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급여의 자동 안정장치 도입이나 보험료율 인상 등은 모수개혁이지 구조개혁에 속하지 않는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지난 21대 국회 연금특위와 시민공론화를 통해 논의된 적정부담, 소득대체율 제고, 국가재정 책임 강화를 통한 공적연금 강화를 그저 반대하고자 구조개혁이라는 핑계댔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21대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공론화 최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92명의 시민대표단 가운데 56%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늘리는 소득보장안을 택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연금 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겨 좀 더 충실하게 논의하자"고 한 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