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다가오는 국적선사 HMM의 위기 대처 해법

[칼럼] 다가오는 국적선사 HMM의 위기 대처 해법

기사승인 2024. 08. 28. 17:3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구교훈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
지난 8월25일 컨테이너 운임 시황을 나타내는 SCFI 즉 상하이컨테이너운임교역소의 컨테이너운임지수는 3097.63으로 전주보다 5.6% 하락했다. 5주 연속 하락 이후 6주째 잠시 2주간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함으로써 컨테이너 운임의 내림세가 더욱 뚜렷한 모습이다. 이는 러-우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동 홍해 후티 반군의 공격, 파나마운하의 흘수 부족으로 인한 통항 척수 제한, 북미 동안의 항만노조 파업 가능성 등 세계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글로벌 물류공급망의 심각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컨테이너 해운 시황이 점차 꺾이고 있는 전환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인 머스크(MSK)와 MSC의 2M이 내년 2월 해체 예정이며, MSK는 우리 국적선사인 HMM과 함께해온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를 탈퇴하기로 한 독일의 하팍로이드사와 함께 새로운 협력체인 제미나이 협력을 결성한다. 2M에는 MSC만 남는데 MSC는 이미 600만TEU라는 세계 최대의 단일 선사로 굳이 얼라이언스가 필요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디 얼라이언스는 한국 HMM과 일본의 ONE, 대만 양밍의 3사가 회원사로 남게 되며 글로벌 선복량은 불과 11%대로 하락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의 경우 하팍로이드사의 회원탈퇴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파트너를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지 않은 완하이라인(대만), TS라인(홍콩), PIL(싱가포르)과 같은 선사들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번 HMM은 중장기 사업계획 발표 시 현재 컨테이너 선복량 92만TEU(세계 8위)에서 2030년까지 150만TEU, 130척으로 컨테이너 선대를 확충하기로 했다. 세계 1위 MSC는 600만TEU를 코앞에 두고 있고, 우리 국적선사 HMM의 현 선대는 하팍로이드의 42%에 불과하다. 7위인 대만의 EVERGREEN의 54%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취약하다 보니 당분간 글로벌 TOP 5로 진입하기엔 역부족이다.

해양통신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가 200만TEU를 돌파했다고 한다. MSC는 메가 사이즈 24척을 포함 42척의 컨테이너선을 총 70억 달러에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완하이 라인은 지난번 컨테이너선을 20척이나 발주한 데 이어 이번에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4~10척을 발주키로 하고 국내 조선소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ONE, 세계적인 선주사 씨 스팬 등 여러 선사가 앞다퉈 컨테이너 선박을 대량 발주했거나 발주를 검토 중이다.

향후 2027년까지 컨테이너 신조 발주분의 인도가 정점을 기록할 예정이고 전 세계 컨테이너 시장은 공급 과잉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MSK의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 발주가 기폭제가 된 파멸적 경쟁의 희생양이 한진해운이었듯이, 최근 컨테이너선의 발주 러시도 유사한 상황이다.

그런데 유독 국적선사인 HMM은 경쟁 선사들의 발주 러시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를 하지 않는 것은 현재 신조선가가 매우 상승한 이유도 있고 과거 우리 국적선사들이 해운 시황이 호황일 때 발주하고, 불황일 때 해운선사의 경영부실 시에 정부와 금융기관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산 매각을 강요해 어쩔 수 없이 헐값에 매각하다 보니 다시 호황이 찾아왔을 때 배들을 비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야 했던, 쓰라린 경험에 대한 트라우마와 학습효과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HMM은 타 경쟁 선사에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컨테이너선 발주 시점을 놓쳐선 안 될 것이다. 따라서 HMM이 안고 있는 과제는 컨테이너 선대를 150만TEU가 아닌 200만TEU까지 확보하고,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재편에 대응해 디 얼라이언스의 취약한 선대 확충과 경쟁력 있는 회원사를 유치하는 것이다.

현재 해운물류를 중심으로 한 사업 다각화도 필요하나, 향후 해운 시황의 침체기가 찾아오면 과거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처럼 파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해운, 항공, 철도, 터미널, 3PL, 창고, 내륙운송 등 물류 관련 사업 다각화도 절실히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HMM은 원래 민간기업이므로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상화가 되었는바, 굳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계속 관리할 명분도 실익도 없다. 조속한 시일 내 재무구조가 건실하면서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글로벌 사업의 경험이 많은 대기업이 인수해 국영선사가 아닌 민간기업으로서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육성 및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